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공신전을 백성에게 돌려준 청백리 이해

튼씩이 2021. 12. 20. 12:50

공신전을 백성에게 돌려준 청백리 이해

 

공신전(功臣田)’은 고려·조선시대에 나라 또는 왕실에서 특별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준 땅을 말합니다. 특히 나라를 연다든지 새로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공로가 큰 신하에게 주는 경우가 많았지요. 조선시대에는 조선 개국에 공을 세워 태조 때 책봉된 개국공신(開國功臣)을 비롯하여 태종·단종·세종·중종·인조·영조 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19회에 걸쳐 공신을 책봉하고 공신전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공신전은 개인 재산이 되어 상속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세금도 면제되었습니다.

 

이 공신전을 받은 사람으로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반정 때의 이해(李澥, ?1670)도 있지요. 그는 반정의 공으로 개성부 유수 벼슬을 받은 것은 물론 공신전 150(165만 평)을 받았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63%나 되는 땅입니다. 그러나 이해는 이 공신전에 억울한 백성의 땅이 많이 들어있다면서, 방을 붙여 원 주인이 오면 모두 돌려주게 했지요. 반정 때 반대파로 죄를 받은 사람은 부정축재했다고 하여 재산을 모두 빼앗겼는데, 반대파들이 부정축재를 할 때 백성의 땅을 빼앗은 것도 많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는 또 반정하던 날 또 다른 반정공신 심기원(沈器遠)이 궁중에 쌓여 있는 물건을 나누어 가지자고 했으나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이해의 아버지 이효원(李效元)은 광해군 즉위 즉후 거제도에 유배되었고, 그 때문에 이해 형제는 벼슬을 꿈꿀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오랫동안 끼니를 때우는 것조차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해는 청백리로서의 삶을 지켰지요. 이 시대 우리는 그런 청백리가 더욱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