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쓴 백운화상
흰구름 사려고 맑은 바람 팔았더니 白雲買了賣淸風
집안이 전부 비어 뼛속까지 가난하다 散盡家私徹骨窮
겨우 한 칸짜리 초옥이 남아 있는데 留得一間茅草屋
길 떠나면서 병정동자에게 주노라 臨行付與丙丁童
『백운화상어록』에 남아 있는 말입니다. 백운화상(白雲和尙, 1298∼1374년)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지은 승려입니다. 『직지』는 독일의 금속활자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것으로,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지정되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지만 보통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불립니다.
이 책을 지은 백운화상은 호가 백운이고, 법명은 경한(景閑)으로 고려 충령왕 24년(1298년)에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습니다. 충정왕 3년(1351년) 5월 백운화상은 나이 54세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석옥(石屋)선사에게서 『불조직지심체요절』 1권을 전해 받게 됩니다. 1년 뒤 귀국한 백운화상은 스승에게서 받은 『불조직지심체요절』을 연구하여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을 살리고, 여기에 『선문염송(禪門拈頌)』과 『치문경훈(緇門警訓)』을 포함하여, 과거 7불(佛)과 인도, 중국 등 145가(家)의 법어를 가려 뽑아 307편에 이르는 게(偈)·송(頌)·찬(讚)·가(歌)·명(銘)·서(書)·법어(法語)·문답(問答) 등을 수록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완성하게 됩니다. 이 책을 바로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찍어낸 것이지요. 여태껏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세계기록문화유산 『직지』를 지은 고려시대 고승 백운화상을 모르고 지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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