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나라가 어려울 때 떨쳐 일어선 기생들

튼씩이 2022. 1. 3. 12:50

나라가 어려울 때 떨쳐 일어선 기생들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이익(李瀷)은 기생이 양수척(楊水尺)’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합니다. 양수척은 곧 유기장(柳器匠)인데, 이들은 원래 소속도 없고 부역에 종사하지도 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버드나무로 키·소쿠리 등을 만들어 팔고 다녔습니다. 고려가 후백제를 칠 때 이들이 가장 다스리기 힘든 집단이었다고 하지요. 뒤에 이들이 남녀노비로서 읍적(邑籍)에 오를 때, 용모가 고운 여자를 골라 춤과 노래를 익히게 하여 기생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에 이르면 이 기생이 일패(一牌), 이패(二牌), 삼패(三牌)로 나뉘게 됩니다. 일패 기생은 관기(官妓)를 두루 일컫는 것으로 예의범절에 밝고 몸을 내맡기는 일을 수치스럽게 여겼으며, 전통가무의 보존자이자 전승자로서 뛰어난 예술인이었습니다. 이패 기생은 은근짜라고 불리며 밀매음녀에 가까웠으며, 삼패 기생은 몸을 파는 매춘부였지요.

 

그러나 이 기생들 중에는 나라와 겨레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의 신분을 떠나 애국충정을 펼쳤던 의기(義妓)가 많았지요.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기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떨어진 진주 기생 논개(論介)가 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에는 고종이 죽었을 때 하얀 소복을 입고 대한문 앞에 엎드려 통곡했고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수원의 김향화와 33인의 기생이 있었지요. 그밖에 안성의 변매화, 해주의 옥운경 등도 떨쳐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