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405. 조선시대 대표 도자기 백자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튼씩이 2016. 10. 14. 09:3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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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0. 7.



순백색의 바탕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씌워서 구운 자기를 백자(白磁)라고 합니다. 이 백자는 고려시대에도 빚기는 했지만 성리학의 나라 조선 선비들의 생각과 잘 맞아 떨어지기에 조선에서 성행했고,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로 꼽힙니다. 그리고 백자는 도자기 겉면에 어떤 물감을 써서 무늬를 그렸나에 따라 순백자(純白瓷), 청화백자(靑花白瓷), 철화백자(鐵繪白瓷), 진사백자(辰砂白瓷)로 나뉩니다.

먼저 순백자는 백자 도자기 표면에 아무런 무늬가 그려지지 않은 그야말로 백자입니다. 순도 높은 순백의 바탕흙과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잿물을 발라 높은 온도에서 구운 백자로 그 대표적인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 1437호 ‘달항아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청화백자는 도자기에 무늬를 그릴 때 푸른빛의 코발트 물감을 써서 그림을 그린 백자를 청화백자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청화백자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1058호 ‘백자 청화칠보난초문병’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철화백자는 산화철로 무늬를 그려 흑갈색이 되는 것을 말하지요. 철화백자는 이른 시기부터 빚었는데 귀한 청화백자에 견주어 일반 백성이 즐겨 썼습니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해학적인 작품인 보물 1060호 ‘백자 철화 끈무늬 병’(국립중앙박물관)을 꼽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사백자는 도자기 바탕에 산화동(酸化銅) 곧 진사(辰砂)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백자유약을 입혀서 구워내면, 그림이 붉은색으로 나타납니다. 진사백자로 눈에 띄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국보 제168호 ‘백자동화매국문병’이지요.

옛 얼레빗 (2012-10-18)



2398. 왕대포 한 잔에 김치 한 조각 - 그때를 아십니까(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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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만 하더라도 술자리는 막걸리가 주류였습니다. 이 막걸리는 ‘막(마구) 거른 술’ 또는 ‘바로 막 거른 술’ 이라는 뜻입니다. 배꽃이 필 때 누룩을 만든다 하여 ‘이화주(梨花酒)’, 술 빛깔이 탁하다하여 ‘탁배기’, 술 빛깔이 하얗다 하여 ‘백주’, 농사 때 마시는 술이라 하여 ‘농주’라 했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탁배기, 탁주배기, 탁쭈라 불렀고, 젓내기술, 흐린 술이라고 하는 곳도 있었지요. 특히 커다란 사발에 가득 부어 마시던 막걸리를 왕대포라 했는데 시골 장날이면 ‘왕대포’ 간판이 쓰여 있는 선술집은 늘 북적거렸지요.

선술집 주인이 커다란 왕사발에 가득 담아내와 왕대포로 불리던 막걸리는 손가락으로 저어가며 그저 김치 한 조각을 안주로 마시곤 했습니다. 천상병 시인이 막걸리를 “밥”이라 했듯 밥 대신 마시는 사람이 많았고, 막걸리를 마시다보면 어느새 허기는 사라지고 얼큰하게 취기가 돌았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한도 잊고 배고픔도 잊었으며, 일의 고됨도 덜어냈지요.

막걸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술 소비량의 80%를 차지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술의 우두머리였던 막걸리는 1960년대 중반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쌀 대신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게 하고, 카바이드를 넣어 강제 숙성시킨 싸구려 막걸리가 유통되자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고 그 자리를 맥주와 소주가 차지했지요. 2008년 술 소비량을 보면 맥주(60.7%), 소주(29.6%)에 견주어 막걸리는 5.6%에 불과해 “아! 옛날이여!”가 되었습니다. 요즘 다시 막걸리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예전 왕대포 시절의 영광은 되찾기 어려울 듯합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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