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16

(얼레빗 4204호) 오늘 입동, 이웃집과 시루떡 나누어 먹는 날

“찬 서리 /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 조선의 마음이여” 김남주 시인은 <옛 마을을 지나며>라는 시에서 이즈음의 정경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바로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는 손짓이지요. 오늘은 24절기의 열아홉째 ‘입동(立冬)’, 무서리 내리고 마..

(얼레빗 4193호) 오늘은 상강, 부지깽이도 나서는 때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이는 산 모습이 점점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는 기러기가 놀라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하지만 근심이..

(얼레빗 4170호) 오늘은 추분, 오곡 거둠에 감사를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서서히 음(陰)의 기운이 커진다는 24절기의 16째 ‘추분(秋分)’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추분을 그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옛 기록을 보면 한결같이 제사를 지낼 만큼 신성시 했던 날이지요. 특히 춘분과 추분 뒤에는 춘사일(..

10월 24일 - 부지깽이도 덤빌 만큼 바쁜 상강입니다

상강(霜降)은 24절기의 열여덟째로 서리가 내리는 때입니다. 맑고 상쾌한 날씨가 이어지며 밤에는 슬슬 기온이 떨어지면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지요. 옛사람들은 상강 때 초후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에는 풀과 나무가 누레지고 떨어지며, 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

10월 8일 - 미꾸라지가 살찌는 한로입니다

한로(寒露)는 24절기 가운데 열일곱째로 찾아오는 절기로 찰 한(寒), 이슬 로(露)에서 보듯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서리로 변해가는 계절입니다. ≪고려사(高麗史)≫ 권50 '지(志)'4 역(曆) 선명력(宣明曆) 상(上)2의 한로 관련 기록에 "한로는 9월의 절기다. 초후..

5월 24일 - 보릿고개 이야기 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활인서와 환곡

조선 시대 관청에 활인서(活人署)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태조 1년(1392)에 만든 것으로, 가난한 병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던 곳이었지요. 이것은 고려 초에 있던 혜민국 제도를 이은 것입니다. 돈이 없어 병이 나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을 겁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