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9

재미있는 우리 속담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속담은 사람들이 살면서 경험적으로 인식하는 내용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과정을 통해 갈무리된, 공동체적 지혜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입을 통해 연행되거나 전승되는 모든 종류의 텍스트에 속담이 쉽게 끼어 들어 가곤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판소리’가 있지요. 판소리는 양반가의 사랑방에서 향유되기도 하고 라디오나 레코드판에 실려 전승되기도 했지만, 연행과 전승의 핵심은 거리의 판놀음에 있습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숱한 말과 노래와 이야기들이 광대들의 사설 엮음을 통해 판소리로 흘러들기도 하고 판소리의 유명한 대목이나 흥미로운 표현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다시 시정의 일상 문화 속으로 스며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판소리에는 일상적인 말의 문화가 남긴 흔적으로서, 다..

가까이 볼수록 아름다운, 생활 속 우리 문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고 가격이 아주 비싼 상표의 제품.” 국어사전에서 찾은 ‘명품(名品)’의 정의다. 아무래도 요즘 많이 쓰이는 쪽은 후자다. 백화점 문을 열자마자 명품관으로 달려가는 것이 유행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명품은, 그 자체로 뛰어나기도 하지만 ‘쓰면 쓸수록 값어치가 새록새록 느껴지는 물건’에 가깝다. 그냥 휙 보고 지나가기보다, 생활 속에서 곁에 두고 썼을 때 더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다. 이 책, 《생활명품》의 지은이 최웅철은 예(藝)와 맛의 고장 전주에서 종가의 장손으로 우리 문화를 흠뻑 느끼며 자랐다. 한옥에서 한지와 나무 냄새를 맡으며 자랐고 마루와 구들을 놀이터 삼아 놀았다. 전주에서 규모가 큰 한식당을 운영할 정도로 솜씨가 좋았던 어..

(얼레빗 4705호) 중국ㆍ일본에는 없는 가구 ‘편지꽂이’

조선시대 선비의 사랑방에는 책을 놓고 읽거나 붓글씨를 쓰던 낮은 책상 서안(書案), 사방이 트여 있고 여러 단으로 된 사방탁자(四方卓子), 여러 권이 한 질로 된 책들을 정리, 보관하는 궤인 책궤(冊櫃),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에 두고 문서ㆍ편지ㆍ서류 같은 물건이나 일상용 기물들을 보관하는 가구인 문갑(文匣) 같은 소박한 가구들이 꼭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랑방에는 그것 말고도 선비들이 아끼던 ‘고비’ 곧 ‘편지꽂이’도 있었지요. 편지꽂이는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걸어놓고 편지나 간단한 종이말이 같은 것을 꽂아두는 실내용 세간을 말합니다. 고비는 가벼운 판자나 대나무 같은 것으로 만드는데 위아래를 길게 내리 걸도록 만들었지요. 또 두꺼운 종이로 주머니나 상자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종이띠를 멜빵 모양이나 ..

사랑방에 꼭 있었던 선비의 애장품, 고비

사랑방에 꼭 있었던 선비의 애장품, 고비 조선시대 선비의 사랑방에는 책을 놓고 읽거나 붓글씨를 쓰던 서안(書案), 사방이 트여 있고 여러 단으로 된 사방탁자(四方卓子), 여러 권이 한 질로 된 책들을 정리·보관하는 궤인 책궤(冊櫃),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에 두고 편지·서류나 일상용 기물을 보관하는 문갑(文匣) 같은 가구가 꼭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비들이 아끼던 ‘고비’도 있었습니다. 고비는 벽에 걸어놓고 편지나 두루마리 같은 것을 꽃아두는 실내용 세간을 말합니다. 가벼운 판자나 대나무 같은 것으로 만드는데, 위아래로 길게 내려 걸도록 했지요. 등판과 앞판 사이를 6~9cm쯤 떼어 2~3단 가로질로 놓음으로써 편지를 넣어두도록 했지요. 또 두꺼운 종이로 주머니나 상자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종이띠를..

(얼레빗 4606호) 단순한 아름다움의 가구 사방탁자

조선 선비들이 차지하는 사랑방에는 선비의 특징을 보여주는 가구들이 있습니다. ‘사방탁자(四方卓子)’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 다과(茶菓), 책, 가벼운 꽃병 등을 올려놓는 네모반듯한 탁자를 말합니다. 선반이 너덧 층으로 되었으며 널빤지로 판을 짜서 가는 기둥만으로 연결하여 사방이 트이게 했지요. 사방이 터졌기 때문에 사방탁자라고 하는데 제일 아래층은 장(欌)형식으로 짜인 것도 있습니다. ▲ 선비가 사랑하는 가구 '사방탁자' 골격이 가느다란 각목으로 이루어지는 이 가구는 강도에 있어서나 역학적인 면에서 짜임새가 단단해야 하므로 골조(骨組)로는 참죽나무ㆍ소나무ㆍ배나무를, 널빤지 재료로는 오동나무 ㆍ소나무를 쓰고, 앞면은 먹감나무나 느티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줍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는 ..

(얼레빗 4453호) 우리 겨레 슬기로운 삶의 결정체 ‘마당’

우리 겨레는 한옥이란 주거공간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옥은 앞에 마당, 뒤뜰엔 꽃밭이나 푸성귀밭(채소밭)을 두었지요. 또 마당에는 잔디를 깔거나 꽃, 나무들을 심지 않고 빈 채 놓아둡니다. 시골에 있는 오두막집이라도 이 마당은 으레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마당을 빈 채 놓아둔 까닭이 무엇일까요? ▲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한옥의 앞마당 그렇게 구조를 만든 가장 큰 까닭은 바로 자연을 활용한 과학적 삶의 슬기로움입니다. 마당을 비워두면 여름에 햇볕에 달궈져 뜨거운 공기가 만들어져 위로 올라갑니다. 이때 마당과 꽃과 나무가 있는 뒤뜰 사이엔 기압차가 생겨 바람이 불게 되지요. 그 바람은 대청마루를 빠르게 통과함으로써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지요. 빈터로 된 마당은 ..

(얼레빗 4360호) 사랑방에 꼭 있었던 선비의 벗 연상(硯床)

텔레비전 사극에 보면 정갈한 사랑방에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글을 읽는 선비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때 선비가 책을 올려놓고 보는 앉은뱅이 작은 책상을 서안(書案)이라 하고 그 옆에 벼루와 먹 그리고 붓을 넣어두는 상자가 있는데 이를 ‘연상(硯床)’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서안과 연상은 옛 선비들 사랑방에 꼭 놓여있었던 가구였습니다. ▲ 벼루, 붓, 먹, 연적을 넣어두었던 선비의 벗 연상(硯床) 높이 16∼30㎝의 작달막한 연상은 윗부분에 뚜껑을 덮고 그 안에 벼루를 넣어 둡니다. 어떤 연상은 뚜껑이 없이 벼루를 바로 쓸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있는데 이 이름은 따로 ‘연대(硯臺)’라 합니다. 그리고 아래로는 서랍을 두어 붓이나 먹, 연적을 넣어두기도 합니다. 또 문갑이나 서안과 겸한 것들도 눈에 띕니다. ..

(얼레빗 4155호) 사랑방에 있는 의걸이장, 안방의 버선장

한국문화편지 4155호 (2019년 08월 30일 발행) 사랑방에 있는 의걸이장, 안방의 버선장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5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판소리 “흥부가” 가운데 “화초장 타령”을 보면 놀부가 흥부네 집에 가서 화려한 모습의 화초장을 빼앗아 짊어지고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

7월 26일 - 모정과 정자에 누우니 숨통이 트이네요

김홍도의 빨래터 조선 시대의 백성은 허리가 휘도록 많은 일을 해야 했고, 엄청난 세금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 백성들도 농한기에는 모여서 놀거나 수다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이는 장소는 누구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여인네들은 빨래터에 모여 앉아 빨래를 두드리며, 집안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