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 신분으로 한시 166수를 남기다 – 설죽, 「낭군거후」 낭군님 떠난 뒤에 소식마저 끊겼는데 郎君去後音塵絶 봄날 청루에서 홀로 잠들어요 獨宿靑樓芳草節 촛불 꺼진 창가에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밤 燭盡紗窓無限啼 두견새 울고 배꽃도 떨어지네요 杜鵑叫落梨花月 조선시대 천한 신분의 여종 설죽(雪竹)이 남긴 「낭군거후(郎君去後)」라는 한시입니다. 선비들이 설죽의 실력을 알아보려고 ‘만일 자신의 낭군이 죽었다고 치고 시를 한 수 지어 보라’는 말에 지은 시라고 전해집니다. 한다하던 선비들이 모두 설죽의 시를 듣고 감탄했다는 후일담이 있을 만큼, 설죽은 명시를 지어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지요. 이렇게 설죽이 지은 시는 조신 중기의 시인 권상원(權尙遠) 시집 『백운자시고(白雲子詩稿)』 끝 부분에 모두 16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