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새김(음각) 9

(얼레빗 제4909호) 고려청자의 대표작 <청자 어룡모양 주전자>

올해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입니다. 용의 해를 맞아 찾아볼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국보 도 있습니다. 이 주전자는 고려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 무렵 빚어진 것으로 높이 24.4cm, 밑지름 10.3cm의 크기인데 용의 머리 모양을 한 부리에 물고기의 몸을 가진 특이한 형태의 동물 모양이지요. ▲ 국보 , 국립중앙박물관 이빨과 지느러미, 꼬리 끝에는 백토(白土)를 발랐는데 얼굴의 털이나 지느러미들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였고, 주전자 몸체에는 비늘이 도드라지게 표현되었으며, 가운데 부분에는 앞뒤로 커다란 갈퀴 모양의 옆지느러미가 묘사되었습니다. 연꽃 줄기 무늬의 손잡이는 주전자의 몸체 위로 자연스럽게 늘어져 있고, 뚜껑은 물고기의 꼬리 부분을 본떠서 만들었지요. 전체적인 형태를 보면 기이하면서도 각 부..

(얼레빗 제4903호) 고려의 대표작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돼

은 보물이었다가 지난해 12월 26일 국보로 지정된 것으로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종입니다. 또 내소사 동종은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으로 평가됩니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도인(道人) 허백(虛白)과 종익(宗益)의 주관 아래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700근의 무게로 1222년(貞祐 10) 제작하였음을 명확히 알 수 있지요. 본래 청림사에 봉안되었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졌는데, 이 내용을 적은 이안기(移安記)도 몸체에 오목새김(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 국보로 지정된 고려의 대표작 내소사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한 모습의 역동적인 용뉴(용 모양의 걸이), 종의 어깨 부분을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올..

청자 사자장식 향로ㆍ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1123년 서긍(徐兢, 태어나고 죽은 때 모름)은 송 휘종이 파견한 국신사 일행 가운데 한 명으로 한 달 남짓 고려에 머물면서 공식일정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때 고려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그에 대한 면모를 기록한 것이 바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입니다. 이 책의 그릇 부분에는 고려의 다양한 그릇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특히 ‘도로조(陶爐條)’의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산예출향도 비색이다. 위에는 짐승이 웅크리고 있고 아래에는 봉오리가 벌어진 연꽃무늬가 떠받치고 있다. 여러 그릇 가운데 이 물건만이 가장 정교하고 빼어나다. 그 나머지는 월요의 옛날 비색이나 여주에서 요즘 생산되는 도자기와 대체로 비슷하다.” 위의 내용은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습니다. ‘산예출향(狻..

뛰어난 조형미 - <은제도금화형탁잔>

▲ 은제도금화형탁잔, 고려12세기, 높이 12.1㎝, 지름 54.3㎝, 보물 탁잔은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탁잔은 액체를 마시는 데 사용한 그릇으로 액체를 담는 잔과 잔을 받치는 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탁잔은 보통 주전자와 꾸러미를 이루어 사용되며, 잔의 크기에 따라 찻잔과 술잔으로 구분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차를 마시는 데 사용한 탁잔은 잔의 크기가 크고, 술을 마시는 데 사용하던 탁잔은 잔의 크기가 그보다 작습니다. 차는 따뜻하게 마시므로 찻잔은 열전도가 잘 되는 금속보다는 자기를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금속은 열전도가 잘되기 때문에 뜨거운 음료보다는 차거나 미지근한 음료를 마시는 데 사용했을 것입니다. 탁잔의 기원 탁잔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요? 중국 하남성 밀현(密縣) 타호..

연꽃 위에 앉은 거북이

연꽃 위에 앉은 거북이 푸른색 자기 술잔을 구워내 열에서 하나를 얻었네 선명하게 푸른 옥 빛나니 몇 번이나 짙은 연기 속에 묻혔었나 영롱하기 맑은 물을 닮고 단단하기 바위와 맞먹네 이제 알겠네 술잔 만든 솜씨는 하늘의 조화를 빌었나 보구려 가늘게 꽃 무늬를 점 찍었는데 묘하게 정성스런 그림 같구려 고려 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는 청자를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 아름다운 청자 가운데 연꽃 위에 거북이가 앉아 있는 주전자가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제96호 ‘청자 구룡형 주전자靑磁龜龍形注子’입니다. 고려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청자 주전자로, 크기는 높이 17cm, 밑지름 10.3cm지요. 얼굴 모습은 거북이라기보다 오히려 용에 가까운데, 그래서 ..

연꽃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청자 주전자

연꽃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청자 주전자 지난 2013년 2월 12일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조선시대 임금과 장군을 것으로 보이는 투구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고려청자의 걸작품인 ‘청자 연꽃 모양 주전자’도 함께 공개되었지요. 이 청자 연꽃 모양 주전자는 몸체와 뚜껑이 모두 연꽃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또 뚜껑 손잡이는 아직 피지 않은 연꽃 봉오리를 표현했지요. 그 옆에는 백토로 나비를 만들어 붙여서 마치 나비가 연꽃에 앉은 듯합니다. 손잡이와 굽 부분은 대나무무늬를 형상하여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 주전자 제작기법은 주로 돋을새김(양각)과 오목새김(음각)으로, 상감기법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아 12세기 중반 무렵에 빚은 것 같습니다. 브루클린 박물관은 미국 7대 미술관 중 ..

용머리를 올린 당간을 보셨나요?

용머리를 올린 당간을 보셨나요? 용龍은 오랜 세월 우리 겨레의 문화 속에 자리한 상상의 동물입니다. 용 모습이 새겨진 귀한 유물로 ‘금동당간용두金銅幢竿龍頭’가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부리부리한 눈과 쑥 내민 윗입술과 송곳니, 쩍 벌린 입 안쪽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목을 앞으로 쑥 내밀어 휘어진 역동적인 몸통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비늘을 촘촘히 오목새김(음각)했습니다. 금동당간용두는 1977년 경상북도 풍기에서 발견된 것으로 용의 입을 가로지른 철봉에는 실패 모양의 도르래가 끼워져 있습니다. 도르래는 그 앞의 여의주에 가려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었으며, 턱 밑은 뚫려서 쇠줄을 도르래에 걸 수 있지요. 지금은 도르래 부분이 심하게 ..

복스러운 얼굴의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

복스러운 얼굴의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 예선 선비들이 아끼며 썼던 문방구로는 붓, 벼루, 먹 외에도 연적硯滴, 필가筆架(붓걸이), 필세筆洗(붓을 빨 때 쓰는 그릇) 등이 있지만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연적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아두는 그릇입니다. 연적은 물이 들어가는 부위와 물이 나오는 구멍이 따로 있으며 여러 가지 모양새가 있는데, 고려 때는 주로 청자로 만들었지만 조선시대에 오면 백자로 만들었지요. 12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은 한쪽 무릎을 세우고 두 손에 정병을 든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이 작품은 안정된 삼각형 구도 속에 적당한 생략을 통해 어린아이의 넘치는 생동감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복스러운 둥근 얼굴에 적당히 살..

(얼레빗 4484호)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 공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12월 8일부터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 제318호)’ 실물을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3실에서 상설 전시합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발견 직후 8일 동안의 특별공개와 단기간의 특별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잠시 선보인 적 있었지만, 이후에는 복제품으로만 공개하였습니다. 실물이 상설전시를 통해 전시되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입니다. ▲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 전면(왼쪽), 비문 확대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2009년 5월 포항시 흥해읍 중성리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한 시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 비는 모양이 일정치 않으며, 12행 20자로 모두 203자의 비문이 오목새김(음각)되어 있는데 위쪽 일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