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인정전 9

헌종가례진하도 병풍 기념우표

‘헌종가례진하도 병풍(憲宗嘉禮陳賀圖 屛風)’은 1844년 헌종이 효정왕후와 혼인한 뒤 이를 축하하기 위해 거행된 진하례 모습을 그린 궁중 행사도입니다. 비단 위에 그림을 그리고 청록산수(화려하고 장식적인 채색 산수화) 기법으로 색을 입힌 헌종가례진하도 병풍은 당시 조선 왕실의 문화가 지닌 위엄과 화려함을 정교한 색채화로 재현하고 있어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됩니다. 병풍은 총 8첩으로 이어져 있으며, 각 첩의 크기는 가로 46.5㎝, 세로 112.5㎝입니다. 구성을 보면, 제2첩부터 제7첩까지는 진하(進賀, 신하들이 왕에게 축하를 올리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인정전을 비롯해 크고 작은 전각이 산수, 수목, 문무백관들과 함께 질서정연하게 집결되어 있고, 건물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평행사선 구도로 ..

남산골한옥마을 전통공예관 새단장 마치고 전시 개시

서울시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 보러갈까?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 34길 28) 내 전통공예관이 새단장을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개막전으로 을 5월 23일(화)부터 10월 1일(일)까지 선보인다.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공예관은 올해 초까지 카페와 기념품숍으로 운영되었으며, 최근에는 기념품숍만 운영되어왔다. 개막전인 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청 ▴민화 ▴목가구 ▴창호 4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네 명의 장인(단청장 양용호, 민화장 정귀자, 소목장(가구) 김창식, 소목장(창호) 심용식)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첫 전시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1호 단청장 양용호의 전시다. 5월 23일(화)부터 6월 25일(일)까지 개최된다. 양용호 장인은 200..

조선 궁중의 그림들 - 궁중회화의 종류, 궁중행사도

조선 궁중의 그림들 신 재 근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1. 궁중회화의 종류 궁중회화는 왕과 국가에 의해서 그려지고 소용된 그림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그림들을 지칭하는 용어로는 궁중회화 이외에 왕실회화라는 표현이 혼용되고 있다. 전제군주국가에서는 맥락에 따라 왕 또는 왕실을 곧 국가의 의미로 확장하여 설명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왕실이라는 용어는 왕과 그 집안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왕실회화’는 그 의미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 궁중은 사전적으로 ‘궁궐의 안’이라는 의미이지만, 궁중회화가 단순히 건축적인 공간으로서 궁궐에 사용된 그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궁궐은 왕의 거처인 동시에 국가의 통치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했기 때문에 궁중회화는 왕과 국가에 의해서 그려지고 소용된 그림들을 포괄..

조선 국왕의 상징물 - 국왕의 이름을 기록한 상징물(2), 어책

2) 어책 어책(御冊)에는 왕세자 시절에 받는 죽책(竹冊)과 국왕 시절에 받는 옥책(玉冊)이 있다. 죽책은 국왕이 왕세자․왕세자빈을 책봉할 때와 존호 및 시호를 수여할 때 사용하였다. 왕세자를 책봉할 때에는 교명, 죽책과 함께 은인을 주었다. 죽책은 죽간 5~6조각을 책자 형태로 엮어 해서체 글자를 새기고 글자에 니금(泥金)을 입히며, 변철로 고정하여 둥근 고리와 돌쩌귀로 연결한다. 죽책의 앞뒷면은 비단으로 장식하였다. 죽책의 문장은 사륙변려문을 쓰며, 착한 일을 권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계하는 내용이다. 효명세자는 1812년(순조 12) 7월 6일에 창덕궁 인정전에서 왕세자 책봉식을 거행하였다. 세자의 나이는 4세였다. 다음은 순조가 효명세자에게 내린 죽책문의 내용이다. 저사(儲嗣, 후계자)를 ..

(얼레빗 4415호) 풍류객들이 달빛 아래 시를 읊었던 월대

제주도 제주시 외도동에는 옛 풍류객들이 시를 읊으며 달빛의 정취를 즐겼던 “월대(月臺)“가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철 냇물이 흘러 고려와 조선 시대 관아에서 조공을 실어 날랐다 하여 조공천(朝貢川)이라 불렸던 도근내 하류에 있지요. 밤하늘에 달이 뜨면 모든 물에는 달이 또 하나 뜹니다. 그러면 물빛은 달빛이 되고 옛 시인들은 그런 물속의 달빛만을 그저 감상만 할 수 없어 물가의 돌 위에도 새겨 놓습니다. ▲ 시인묵객이 달빛을 즐긴 제주 외도동의 월대(月臺) 그런데 이 월대 곁에는 유달리 눈에 띄는 빗돌이 하나 있지요. 앞쪽에 큼지막하게 달 모양을 상형하여 새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대(臺) 자를 새겨둡니다. 월대를 알리는 빗돌 하나도 그저 월대가 아니라 그것에 달빛을 새겨 넣으려 함..

(얼레빗 4328호) 조선에만 있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모든 궁궐의 정전에는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병(日月五峯圖屛)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태조의 어진을 모신 전주 경기전의 어진 뒤에도 오봉도가 설치되어 있지요. 이처럼 이 병풍은 아무 곳에서나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옛 건축(궁궐) 기념우표

바쁜 일상에 치여 도심 속 빌딩 숲 사이를 벗어나지 못할 때, 많은 사람들이 서울 시내 고궁으로 향합니다. 멋스러운 곡선의 기와, 형형색색 빛나는 단청을 보는 것만으로도 쉼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국의 아름다운 4대 궁궐을 소재로 한국의 옛 건축(궁궐) 기념우표를 발행합니다. 경복궁 자경전은 1867년(고종 4)에 조선 초기 침전(왕의 숙소)으로 쓰였던 자미당 터에 고종의 양어머니인 조대비(신정왕후)를 위해 지은 대비전입니다. 이후 1873년(고종 10)에 화재로 소실되어 재건했으나 불과 3년 뒤 다시 불에 탔고, 1888년(고종 25)에 중건되었습니다. 조선 후기 대비들의 침전으로 이용된 자경전은 총 44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

(얼레빗 4271호) 숙정문 한자현판, 왜 왼쪽부터 써 달았나?

예전 한자로 쓴 현판들을 보면 모두 글씨가 오른쪽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한자의 경우 오른쪽부터 쓰기 때문이지요. 그런 예로 경복궁 근정전과 창덕궁 인정전 현판도 역시 오른쪽부터 썼습니다. 그런데 한양 성곽 4대문의 하나인 숙정문과 4소문의 하나인 혜화문은 왼쪽부터 썼습니..

(얼레빗 4247호) 물에서 사는 어룡, 절 지붕에 올라가다

우리는 가끔 궁궐이나 절과 같은 전통건축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올라있는 상징물을 봅니다. 이를 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라는 뜻으로 망새라고 부르며, 망와ㆍ바래기와ㆍ치미(鴟尾)ㆍ취두(鷲頭)라고도 합니다. “치미”라는 말은 용을 잡아 먹고산다는 전설의 새 꼬리 모습이라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