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49

철자법 논쟁! 주시경파 vs 박승빈파

한글 맞춤법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철자법 논쟁! 주시경파 vs 박승빈파 국립한글박물관 유튜브에는 기획전시, 온라인 한글문화강좌, 어린이 학습 영상 등 다양한 동영상들이 매달 새롭게 게재됩니다. ‘한박튜브’ 코너에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주요 영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2월호에서는 한글 맞춤법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정착했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01 여러분은 맞춤법을 누가 처음으로 만들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랍니다. 세종께서는 한글을 창제하신 후 한글을 바르게 쓰는 방법도 함께 설명하셨습니다. #02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받침으로는 8개의 자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우리말과 표기 규칙은 조금씩 변경되어, 같은 말도 사람마..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 그릇 좀 '가져오아'는 틀리고 '가져와'가 맞다

이번 호에는 제35항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어에서는 모음이 연이어 나오면 둘 중 하나가 탈락하거나(마음→맘), 둘 중 하나가 반모음1)이 되어 이중모음2)으로 줄어들거나(가리어→가려), 두 모음의 중간쯤 되는 모음으로 축약이 되거나(아이→애), 두 모음 사이에 반모음이 첨가되거나 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른바 ‘모음 충돌 회피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 중에서 앞의 세 가지는 음절 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다루고 있는 준말도 바로 모음 충돌 회피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모음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에 다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어지면서, 즉 모음이 충돌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준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보아[poa]’가 ‘봐[pwa]’로 줄어드는 것은, 모음 [o]와 [a]가..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 '쓰여, 씌어'는 맞지만 '씌여'는 틀리다

이번 호에서는 제36항부터 제38항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규정은 지난 호에서 다룬 모음 충돌 회피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국어에서는 모음 ‘ㅣ’(i)와 ‘ㅓ’(ə)가 연이어 나오면 ‘ㅣ’가 반모음(j)으로 바뀌어 두 음절이 하나의 음절로 줄어드는 경우(i+ə→jə)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줄어든 대로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ㅣ’는 그대로 둔 채 ‘ㅓ’만 ‘ㅕ’로 바꾸어 적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대체로 잘못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었다’로 적어야 할 것을 ‘*사람이였다’로 적거나, ‘(꽃이) 피었다’를 ‘*피였다’로 적는 것은 잘못입니다. ‘사람이었다’는 더 이상 줄여 쓸 수가 없고, ‘피었다’는 ‘폈다’로 줄여 쓸 수는 있습니다. ‘(반지를) 끼다’는 ‘끼어→껴, 끼었다→꼈다..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 제40항

이번 호에서는 제40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로써 준말과 관련된 표기법은 모두 다룬 것이 됩니다. 우리말에는 ‘하다’로 끝나는 말이 많은데, ‘하-’ 앞에 모음이나 ㄴ, ㅁ, ㅇ, ㄹ 따위의 울림소리가 올 때는 ‘하’의 ‘ㅏ’가 떨어지고 ‘ㅎ’이 뒤에 오는 예사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연구하도록’을 예로 들면, ‘하-’ 앞이 모음이고 ‘하-’ 뒤는 예사소리 ‘ㄷ’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연구토록(←연구ㅎ도록)’과 같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공고문 같은 데서 ‘~을 시행코자 하오니’와 같은 표현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시행하고자’에서 ‘하-’ 앞은 울림소리 ‘ㅇ’이고 뒤는 예사소리 ‘ㄱ’이기 때문에 ‘시행코자’와 같이 줄여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을 ‘*시행코저’ 또는 ..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이번 호부터는 한글 맞춤법 제5장 띄어쓰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5장은 4개의 절(제1절 조사, 제2절 의존명사․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및 열거하는 말 등, 제3절 보조 용언, 제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과 10개의 조항(제41항~제50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제41항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조사’란 주로 체언 뒤에 붙어서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인 관계를 표시하거나 일정한 의미를 보태어 주는 역할을 하는 품사를 말합니다. ‘이, 을, 에서, 으로, 도, 만, 까지, 부터, 처럼’ 등등과 같은 것입니다. 조사를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렇게 붙여 쓰는 것은 한글 맞춤법 총칙 제2항에 규정된 띄어쓰기 일반 원칙에 어긋나는 것입..

한글 맞춤법 - 집채만 한 파도, 집채를 덮을 만한 파도

우리 민족의 염원은 통일뿐이다 그는 가족들에게뿐만 이웃들에게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했다. 학생들은 약간 기가 질려서 눈만 말똥거릴 뿐 대뜸 반응은 없다. 이름이 나지 않았다 뿐이지 참 성실한 사람이다. '뿐'이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쓰여서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 또는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로 보아 앞말에 붙여 씁니다. 반면에 용언 뒤에 쓰여서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거나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로 보아 앞말과 띄어 씁니다. 눈에 띄는 차이는, 앞에 어떤 유형의 말이 오는가 하는 것입니다. '뿐'이 조사일 때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의존 명사일 때는 동사나 형용사 같은 용언 뒤에서 쓰인다는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