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3월 2일 - 영원한 신라 천 년의 소리가 모든 근심, 걱정을 잠재웁니다

튼씩이 2018. 3. 2. 14:24

저녁 어스름 감은사 터를 돌아 이견대에 선다


먼바다 끝자락 파도는 넘실대는데 갈매기는 날지 않네

천년 피리소리

파도소리 타고 나그네 귓전을 때리는 밤

솔바람에 옷깃 여미는데

수중릉 가까이서 우러른 하늘가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

오! 그 별 피리불어 우환 잠재운 그 넋

찬란한 신라 왕 문무의 화신이여!

불어라! 불어라! 만파식적이여

오래도록 신라의 넋을 전하라! 찬란히 그리고 영원히


김명수 시인의 ‘만파식적’이란 시입니다. 만파식적(萬波息笛)이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 시대 전설상의 피리인데 이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나라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고 하는 신비한 악기지요. 사람들은 여기서 말하는 피리를 대금의 원형으로 봅니다.


이에 얽힌 이야기로는 “신라 31대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하여 동해변에 감은사를 지어 추모했는데, 죽어서 바다용이 된 문무왕과 하늘의 왕이 된 김유신이 함께 용을 시켜 동해 가운데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다. 이 대나무는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 이를 기이하게 생각한 임금에게 용이 나타나 ‘이 갈라지는 두 대나무를 합해 놓으면 소리가 난다’고 예언을 했다. 왕이 궁궐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았으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 지면 날이 개며, 바람이 멎고 물결이 가라앉았다”는 기록이 전해옵니다.


해마다 3월이면 만세저항운동과 독립운동을 하던 선열들을 기리는 목소리로 우렁찹니다. 만파식적처럼 적병을 물리치고 상처 난 백성의 가슴을 치유할 피리소리가 이 시대에 다시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