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셋째로 맞이하는 날, 경칩(驚蟄)은 ‘일어나다’라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입니다. 곧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지요. 계칩(啓蟄)이라고도 합니다.
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이날 개구리 알 찾기에 눈이 벌게지는데 지방에 따라선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합니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지요.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이날 담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쌓습니다. 또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고,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믿음이 전합니다.
옛날 경칩에 젊은 남녀들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써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은행을 나누어 먹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이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지기도 했다고 전해지지요. 그래서 경칩은 정월대보름, 칠월칠석과 함께 토종 연인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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