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는 지역에 따라 서낭당, 산신당, 풍어당과 같은 마을을 보살펴주는 당신을 모셨고, 마을 들머리에는 장승, 솟대 따위를 세웠습니다. 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한 해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때에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제사를 지냈지요. 이 제사에는 뱃사람들이 고기를 많이 잡기 위하고 안전을 비손하는 풍어제, 가뭄이 들 때 비가 내리기를 비손하는 기우제, 집안의 편안함을 비손하는 안택고사 따위가 있었으며 제사에서 모시는 신은 다양합니다.
1921년 8월 1일자 <개벽> 14호 <팔자설을 기초로 한 조선민족의 인생관>이라는 논설문에 조선인들이 모시는 신을 설명하는데 “산신, 목신, 수신, 마울, 대감, 서낭당가튼 자연물의 신, 또 그러한 자연물에 접하는 신, 제석천, 삼신, 부텨, 보살, 염라사신가튼 서역으로서 이주하야 조선화한 제신, 남귀, 여귀, 아귀, 독갑이 가튼 사람 죽어 된 귀신, 다음에는 조선(祖先) 숭배에서 온 조선의 혼령, 다음에는 도교에서 들어온 천지일월성진의 모든 선관, 신제 또는 집의 모든 부분을 지키는 귀신, 즉 수문장, 왕신, 성조신, 마당귀신, 울안귀신 이러한 무수한 신”이 있다고 합니다.
산신, 나무신 물신을 비롯하여 서낭신, 조상신, 심지어는 독갑이(도깨비), 마당귀신까지 듣고 보니 정말 다양합니다. 이러한 신들을 제사하는 몇몇 제사는 무형문화재로 보호, 전수되고 있는데 이에는 풍어제(중요무형문화재 82호), 동해안 별신굿(82-1호), 서해안 배연신굿, 대동굿(82-2호), 위도 띠뱃놀이(82-3호), 남해안 별신굿(82-4호) 따위가 있습니다. 지정은 안 받았지만 지금도 시골 할머니들이 하는 장독굿이라는 게 있는데, 이는 된장, 고추장, 간장을 잘 보살펴주고 음식맛을 좋게 해달라고 비는 굿으로 이조차 점점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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