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달입니다. 예부터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우리 겨레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복날이면 뜨거운 삼계탕 따위로 몸보신을 했고, 양반들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김매기를 도왔지요.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름철이면 우리 몸은 외부의 높은 기온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살갗 근처에 다른 계절보다 20∼30% 많은 양의 피를 모읍니다. 이에 따라 위장을 비롯하여 여러 장기는 피가 부족하게 되고 몸 안의 온도가 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와 같이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때 차가운 음식만 먹게 되면 번열증(煩熱症)이 생긴다고 합니다. 번열증은 나쁜 열이 속에 들어가서 생긴 병으로, 이때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갈증, 구역질, 수면불안을 느낍니다. 치료법으로는 땀을 내어 풀어버리거나 토하게 하는 약과 똥오줌을 누게 하는 약을 쓰도록 하지요. 몸속의 땀을 내는 데는 삼계탕같이 뜨거운 음식이 제격입니다. 예부터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음식을 먹은 것은 바로 이 원리를 응용한 지혜였지요.
옛사람들은 더위를 이기는 지혜로, 더운 차를 마시고 조급한 마음을 버리며 과식하지 말 것을 권했습니다. 1년의 반을 가르는 6월 초하루, 더위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한 해의 후반부를 잘 다스리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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