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22. 상설공연장 하나 없는 세계무형문화유산 판소리

튼씩이 2016. 2. 14. 11:29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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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2. 12.



일본에는 4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부키(歌舞伎)”라는 전통연극이 있는데 가부키는 노래와 춤과 솜씨[伎]를 통해서 관객을 사로잡는 공연으로 일본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올랐지요. 도쿄 긴자에는 “가부키좌(歌舞伎座)”라고 해서 가부키 전용극장이 있어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공연장은 3층으로 되어 있어 공연 일부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 1막 씩 볼 수 있게 배려했을 뿐더러 영어통역기도 빌려주고 있는 등 일본 문화 보급을 위해 일 년 열두 달 애쓰고 있는 것을 글쓴이는 직접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2003년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오른 판소리라는 뛰어난 무형유산이 있습니다. 무사들의 전투이야기 등 그 내용면에서 다양하지 않다는 일본의 가부키에 견주면 판소리는 사랑, 비애미, 해학, 장엄미 등 다양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판소리는 1인 창극이지만,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노래하며(창), 말을 하고(아니리), 몸짓(발림)을 섞어가며 이끌 뿐 아니라 청중의 추임새를 통해 소리꾼과 청중이 혼연일체가 되는 아주 특별한 음악인데 어떤 이는 판소리가 가장 한국적인 소리라고까지 말하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전용 판소리극장 하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명창은 물론이고 수많은 소리꾼들의 다양한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일본은 가부키 말고도 “분라쿠(文樂)”라고 해서 전통 인형극만을 공연하는 “국립분라쿠극장(國立文劇場)” 같은 전통공연 전용극장이 많은데 견주어 문화민족이라는 우리는 뛰어난 문화유산인 판소리 전용극장 하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365일 판소리를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생겨 판소리 애호가는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언제나 우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옛 얼레빗 (2012-02-13)


2251. 영친왕비의 저고리를 장식했던 "대삼작노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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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는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것으로 아름다운 빛깔의 매듭과 귀한 패물로 만든 꾸미개(장신구)입니다. 노리개에 쓰이는 패물은 금ㆍ은ㆍ백옥ㆍ비취옥ㆍ금패(호박의 하나)ㆍ산호(珊瑚) 따위로 모양은 네모꼴, 동그란 모양, 꽃무늬 모양ㆍ나비 모양이 있습니다. 노리개는 외줄(단작)노리개와 세 개가 한 벌로 된 삼작노리개가 있으며 노리개 밑에는 술이 달려 있어 매듭, 패물과 어우러져 우아함을 연출합니다.

매듭과 술은 붉은빛, 푸른 빛, 노랑 빛의 삼원색을 기본색으로 하여 분홍ㆍ연두ㆍ보라ㆍ자주ㆍ옥색 따위를 씁니다. 그 크기는 노리개에 다는 패물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달라지지요. 노리개는 다는 패물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예복용과 평복용으로 구분되며, 패물의 종류·형태, 술의 종류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전해지는 대삼작노리개 유물에는 “영친왕비 대삼작노리개 (英親王妃大三作佩飾)”가 있지요. 이 노리개 가운데 왼쪽은 균형 잡힌 산호 가지를, 가운데 노리개는 옥판에 금으로 몸체를 만들고 옥비취·진주로 장식한 나비를 두 단으로 붙였습니다. 또 오른쪽은 부처님의 자비를 상징하는 밀화불수(蜜花佛手, 호박으로 부처 손같이 만든 여자의 패물)를 낙지발술(낙지의 발 모양으로 여러 가닥의 끈목을 한군데 묶어 만든 술)에 연결하였지요. 비운에 살다간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는 이 대삼작노리개로 위안을 삼았을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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