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9월 4일 - 배고프던 시절 구황식물로 목숨을 연명했지요

튼씩이 2018. 9. 4. 14:03

지금 고구마는 간식으로 즐겨 먹지만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습니다. 이 고구마의 어원은 어디서 왔을까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엄의 《해사일기(海槎日記)》라는 책에는 “대마도에는 ‘감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일본 한자어로 효자마(孝子麻)라고 하며, 그 발음을 고귀위마(高貴爲麻)라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토란, 감자, 고구마’ 따위를 ‘이모(いも)라고 부르는데 원래 고구마는 약 2,000년 전부터 중·남아메리카에서 재배한 것으로 봅니다. 이 고구마가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유구왕국, 琉球王國)를 거쳐 17세기 전반에 일본으로 들어와 규슈 남부 사츠마(薩摩) 지방에서 대마도까지 퍼진 것이지요. 이런 고구마는 흉년에 가난을 구제하는 요긴한 구황식품이었습니다.



“칡덩굴로 피해를 본 산림의 면적은 줄잡아 15만ha. 산림청은 전국 도로변과 생활권 주변부터 대대적인 칡덩굴 제거작업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한때 구황식물이자 약재로 애용되던 칡이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라고 전하는 어느 뉴스에서도 ‘구황식물’이란 말이 나옵니다. 구황식물 가운데 고구마, 감자 같은 것은 양반 축에 끼며, 칡뿌리, 도라지뿌리는 물론이고 참나리 줄기, 무릇, 피, 아카시아꽃, 쑥처럼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구황식물이었으며 심지어는 강아지풀도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별미로 고구마를 먹지만 고구마에는 배고프던 시절의 아픔이 배어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고구마를 거둬들일 철이로군요. 별미로 먹는 고구마를 맛있게 쪄 부모님께 드려보는 것은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