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벼를 거둘 때 트랙터가 다 해내지만 예전엔 사람이 일일이 낫으로 베어 '홀태'라는 기구로 훑어서 벼 알갱이를 털었습니다. 홀태는 길고 두툼한 나무 앞뒤 쪽에 네 개의 다리를 달아 팔자(八字)모양으로 떠받치게 하고 빗살처럼 날이 촘촘한 쇠로 된 틀을 몸에 낀 형태로 되어 있지요. 이 빗살처럼 촘촘한 쇠틀 사이로 벼를 끼우고 잡아당겨 벼 낱알을 텁니다.
홀태는 18세기 서호수(徐浩修, 1736~1799)가 쓴 ≪해동농서≫에는 '그네'(한자 이름으로는 도저 稻箸)로 나와 있으며, 1886년에 펴낸 ≪농정촬요(農政撮要)≫에 도급(稻扱)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습니다. 홀태는 사투리로 표준말은 '벼훑이'라고 하며, 다른 이름으로 그네, 첨치, 천치(千齒)도 있습니다.
홀태는 다른 낱말로 배 속에 알이나 이리가 들지 않아 배가 홀쭉한 생선을 말하는 이름이기도 하며 홀태바지, 홀태버선처럼 좁은 물건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시꺼먼 홀태바지를 입은 사람이 군도를 절컥대며 나타난다"(이기영, 봄)가 그 예지요. 지금은 홀태를 보기가 어려운데 관동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지난 게시판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 22일 - 40년 정승살이에 남은 것은 비바람 피할 초가 두 칸입니다 (0) | 2018.10.22 |
---|---|
10월 21일 - 약탈 문화재 반환에 일본은 적극 나서라 (0) | 2018.10.21 |
10월 19일 - 최현배 선생은 “한글이 목숨”이라고 썼습니다 (0) | 2018.10.19 |
10월 18일 -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를 주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0) | 2018.10.18 |
10월 17일 - 백화주, 100가지 꽃으로 100가지 병을 다스립니다 (0) | 2018.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