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2월 30일 조선엔 단발령이 내려져, 사람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단발령이 잠잠해질 무렵, 이번에는 신여성들을 중심으로 댕기머리풀기가 시작됩니다. 당시 조선 여성들은 규수(閨秀)란 말에서 보이듯, 엄격한 내외구분에 따라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드러내놓고 집 밖에서 활동하던 여성이 생겨났습니다.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 최초의 성악가이자 대중가수인 윤심덕 같은 여성이 맨 앞에 서서 자유결혼(연애결혼)의 씨앗을 뿌렸지요.
나혜석은 유부녀였지만, 3·1운동 때 33인의 한 사람으로 후일 친일파로 변절한 최린과 연애를 했고 ‘사의 찬미’로 유명한 윤심덕은 유부남인 연인과 부관연락선에서 바다에 투신자살하는 비극을 맞습니다.
이들 신여성을 ‘모던 걸’이라 불렀는데 모던 걸은 댕기를 한 구여성과 달리 머리를 짧게 잘랐기 때문에 ‘모단(毛斷) 걸’이라고도 불렀으며, 자유분방한 행태를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른들은 ‘못된 걸’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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