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085 – 한뉘

튼씩이 2019. 7. 4. 07:59

영국에서 발표된 어떤 통계 숫자에 따르면 그 나라 사람이 한뉘를 통해 슬프거나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평균 잡아 70리터 정도라고 한다. 700밀리리터짜리 위스키병이라면 10개, 360밀리리터짜리 소주병이라면 19개 하고도 반쯤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내 경우엔 80년대에 최루탄 연기에 추가로 흘린 눈물이 소주병 몇 개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머지 통계 숫자 중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소개한다. ‘사람은 하루에 15번 방귀를 뀌면서 일생을 보내고 평생 닭 1,200마리, 소 4마리 반, 돼지 15마리를 먹으며 1,700명의 친구를 사귄다. 4,239롤의 휴지를 소비하고 198병의 샴푸를 쓴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4억1,500만 번, 만일 자르지 않는다면 평생 자랄 머리카락 길이는 9.42미터다.’


오줌은 어떤가. 건강한 남자는 하루 평균 1.5리터, 여자는 1.2리터 정도의 오줌을 배출한다고 한다. 70년 동안 하루 평균 1.5리터면 3만8,325리터, 소주병으로 10만 개를 넘게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똥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150그램에서 200그램쯤을 배출하는데, 서유럽 사람들은 100그램,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1킬로그램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똥이 많아지고,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적어지기 때문이다. 변비는 똥 누는 양이 지나치게 적은 것이고 설사는 너무 많은 것이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똥의 양이 하루 35그램 이하이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똥을 누는 경우를 말한다. 반대로 300그램이 넘거나 네 번 이상 똥을 누면 설사로 친다. 사람이 70년 동안 하루에 한 번만 똥을 눈다고 해도 약 2만5,550번을 누는 셈인데, 곱하기 200그램을 해보면 5,110킬로그램이 된다. 5톤 탱크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 분량의 똥을 생산하는 존재, 그래서 헛사는 인생이란 없지 않을까 싶다.



한뉘 (명) 한평생.


쓰임의 예 – 사실 그는 북간도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시인 윤동주를 한뉘 마음에 담고 살았다. 그는 지치고 괴로울 때마다 윤동주의 <서시>를 외었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읊조렸다. (작가 김남일이 문화일보에 쓴 기사 <문인열전 문익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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