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72. 경기 시화호 화석지, 180여 개의 공룡알 화석

튼씩이 2016. 4. 22. 11:29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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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4. 22.



경기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 가면 천연기념물 제414호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華城 古井里 恐龍알化石 産地)”가 있습니다. 이곳 공룡알화석 산지는 중생대 백악기 약 8,300만∼8,5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시화호 간석지가 생기기 이전에는 섬이었던 6∼7개 지점에서 공룡알화석과 함께 알둥지가 발견되었지요. 세계적으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거의가 중국과 몽고 땅이었으나 시화호처럼 많은 공룡알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매우 드뭅니다.

시화호 화석지에는 가로세로 50∼60㎝ 크기의 둥지 20여 개에서 둥지마다 5∼6개, 많게는 12개나 되는 공룡알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공룡알 화석은 보통 주먹 크기보다 작은 타원형으로 지름 11∼14㎝나 되며, 지금까지 모두 180여 개가 발견되었지요. 현재 뻘로 덮여있는 곳에서도 뻘을 걷어내면 더 많은 공룡알 화석이 발견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공룡알 화석이 여러 퇴적층에서 발견된 점으로 보아 시화호 일대가 약 1억 년 전 공룡이 많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화성 고정리의 공룡알 화석 산지는 공룡이 살았던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줄뿐더러 당시의 환경이나 생태계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지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곳 말고도 경남 고성에도 많은 수의 공룡 발자국 화석과 공룡알 그리고 둥지가 발견되어 국제 공룡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04-24)


2293. 조선에 처음 자전거를 들여온 선교사들, ‘나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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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조선에 온 선교사이며 의사였던 알렌(Horace Newton Allen, 1858~1932)이 1908년 펴낸 책 ≪조선견문기≫에는 선교사들이 자전거를 처음 탄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때 조선 사람들의 반응을 적은 내용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자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에 조선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들었고, 구경꾼들의 요청에 못 이겨 길을 여러 번 오고 가고 해야 했지요. 조선 사람들은 선교사들을 ‘나리’라고 부르며 최고의 대우를 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조선 사람들에게 나리로 대접받았던 선교사 알렌은 미국 사람으로 한국이름은 안연(安連)입니다. 대한제국 때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양에서 기독교를 전도할 목적으로 1884년 (고종 21년) 미국 공사관 의사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왔지요. 그는 갑신정변 때 부상한 민영익을 치료한 것이 인연이 되어 1885년 왕립병원 광혜원(廣惠院)이 설립되자 여기에서 서양 의술을 베풀게 됩니다.

지금처럼 대중교통을 타고 병원을 드나들 수 있는 시절이 아닐 때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선교사들을 통해서 들어온 서양문물이 마냥 신기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환자를 보려고 왕진을 급히 가야 하는 경우에도 자전거를 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16~17호, 1928년 12월 1일 발행’에 보면 “각계 각면 제일 먼저 한 사람”이라는 글 속에는 “서재필 씨가 남 먼저 자전차를 타고 다녔는데 차력(車力)으로 남대문을 훌훌 뛰어넘어 다녔으며 자전차 종이 한번 울리면 대포 소리로 여겨 모두 겁을 내고 도망쳤다.”라는 기사도 보입니다. 지금은 신문만 구독해도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는 시대지만 100여 년 전 조선땅에 나타난 자전거는 신기한 요술덩어리였었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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