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76. 반쯤 핀 연꽃이 새겨진 법주사 석련지

튼씩이 2016. 4. 28. 11:2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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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4. 28.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는 신라시대의 절인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法住寺)가 있습니다. 법주사에는 국보가 3점, 보물이 12점이나 있는 대단한 절이지요.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어느 절에서도 보기 어려운 국보 제64호 석련지(石蓮池)입니다. 법주사 천왕문을 들어서면 동쪽에 자리 잡은 높이 1.95m 돌로 만든 작은 연못으로, 연꽃을 띄워 두었습니다. 불교에서의 연꽃은 극락세계를 뜻하여 절 곳곳에서 이를 본뜬 여러 형상들을 만날 수 있지요.

석련지는 8각의 받침돌 위에 버섯 모양의 구름무늬를 새긴 사잇돌을 끼워서 큼지막한 몸돌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몸돌은 커다란 돌의 내부를 깎아 만들었는데, 겉에는 밑으로 작은 연꽃잎을 돌려 소박하게 꾸몄고, 윗부분에는 큼지막한 연꽃잎을 두 겹으로 돌린 뒤 그 안으로 화사한 꽃무늬를 새겨두었는데, 현재는 금이 가 철제 꺾쇠로 연결해 놓았습니다.

몸돌은 커다란 연꽃이 반쯤 핀 모양으로 둘레 아래쪽은 작은 연잎을 위에는 큰 연잎을 새겨놓아 법주사에서는 사철 언제나 돌연꽃을 볼 수 있지요. 또 연꽃은 반쯤 핀 모습으로 새겨놓았는데 석련지를 만든 장인은 화간반개(花看半開) 곧 연꽃은 겹꽃이기에 활짝 피었을 때보다 봉오리일 때나 반쯤 피었을 때 아름답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8세기 무렵에 만든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절제된 화려함 속에 우아함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자태는 구경하는 이의 눈을 사로잡고야 맙니다.

옛 얼레빗 (2012-04-26)


2295. 정관수술과 가족계획 - 그때를 아십니까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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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0년대 유행했던 “정관수술”이라 불렀던 수술, 그것은 바로 정자가 지나는 통로를 묶어 임신을 막았던 남성 불임수술이었지요. 70~80년대 예비군 훈련을 받기 싫었던 남성들은 “정관수술”을 받으면 훈련을 빼준다는 말에 혹해서 정관수술을 했습니다. "필요시는 언제든지 복원할 수 있다", "여자의 출산고통을 좀 덜어 주자", “남자 피임이 가장 효과적이다.”, “장화보다 번거롭지 않고 느낌이 좋다.”, “정관수술 하면 정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다.” 같은 말로 예비군들을 꾀면 훈련도 받기 싫고, 불임도 원했던 예비군들이 너도나도 정관수술에 응했었지요.

동아일보 1962년 11월 27일 자에는 “정관수술, 200여 명 자원”이라는 기사가 보이는데 이때 정관수술을 하여 생활고를 덜었다고 합니다. 자식을 적게 난 것이지요. 당시는 국민 대다수가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여러 명의 자식을 두면 기르기가 힘들다고 여겼지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는 당시의 큰 화두였습니다.

이렇게 60년대에 둘만 낳자던 시대를 거쳐 이제는 다시 셋 이상을 낳자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식은 몇 명을 낳아야 할까요? 요즘은 애를 낳기보다 기르기가 힘들다고 한탄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잘 먹이고 잘 가르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셋 이상을 낳으면 애국자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출산율이 낮아 나라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들리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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