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75. 건강을 위해 옷에 몸을 맞추는 옷, 한복

튼씩이 2016. 4. 27. 11:47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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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4. 27.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한 다음 먼저 마름질(재단)이라는 옷감을 자르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옷감을 마름질하는 방법은 크게 입체재단과 평면재단으로 나눕니다. 입체재단은 서양옷을 만들 때 주로 쓰는 것으로 체형이 밖으로 잘 드러나도록 옷을 몸에 맞추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평면재단은 한국의 전통복식 곧 한복을 만들 때 쓰는 것이지요.

평면재단의 방법은 평면적인 옷감을 직선으로 말아(옷감이나 재목 따위를 치수에 맞도록 재거나 자름), 이것을 다시 입체적인 사람의 몸에 맞도록 남은 부분을 주름을 잡거나 끈으로 고정하여 아름다움을 살리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한복은 많은 여분을 두고 마름질을 하게 되어 거의 빈틈없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듯하면서도 옷의 어느 한 곳은 반드시 터놓는 것은 물론 몸을 여유롭게 하여 몸이 숨 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유롭게 하는 것을 저고리에서 보면 진동 곧 몸판과 소매를 붙이는 곳을 직선으로 하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고름이나 매듭으로 여며지는 부분은 넓어지는 안섶과 겉섶을 붙여 저고리가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바지는 널따란 사폭으로 일하거나 운동하거나 운전할 때 전혀 구속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지요. 다만 일할 때 간편하도록 소매에는 토시를 바지부리(바짓가랑이의 끝부분)에는 행전을 차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복은 몸을 꽉 조이는 청바지 등과는 건강 면에서 훨씬 좋은 옷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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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야기 347 >

불타버린 동양회화의 절정 법륭사 금당벽화



“금당은 동쪽 입구로부터 들어가게 되어 있다. 우리는 그곳(벽화)으로 가기 위해 먼저 본존 앞에서 왼쪽으로 꺾었다. 약사삼존불 앞에 왔을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서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일렬로 나란히 줄지어져 있는 오래된 불상과 검은 기둥 사이의 서쪽 벽에 아미타불이 밝은 모습으로 합장한 손의 모습까지 확실히 보이는 것이었다. 동쪽 입구에서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아미타불이 이렇게 확실히 보일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바라다본 벽화의 조각적인 아름다움이 선명하게 눈에 새겨지는 것 또한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벽화에 이르는 길목의 본존불과 좌우 조각에는 눈도 주지 않고 우리는 아미타불쪽으로 내달았다. 이 그림이야말로 동양회화의 절정이다. 꽤 박리된 부분이 있었지만 그 흰 박리(剝離)면조차 벽화의 신선한 생동감으로 느껴졌다. 이 벽화 앞에 서면 아무 생각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보태고 더할 것이 없다. 그저 바라다보고 취할 뿐이다.”

이것은 금당벽화로 유명한 나라의 고찰 법륭사 금당(대웅전)에 화재가 나기 전 금당벽화를 본 일본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와츠지데츠로(1889~1960)가 《고사순례(古寺巡禮)》에서 한 말이다. 《고사순례》는 절 순례기의 성서라고 일컬어질 만큼 일본인이라면 한번쯤 읽는 책이다. 고구려 스님 담징의 작품으로 알려진 ‘금당벽화’는 1949년 1월 26일 금당에 화재가 일어나 금당벽화의 일부가 불타고고 말았다.

금당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당시 벽화 보존을 위해 화가를 동원하여 베끼기 작업을 했는데 이때 모사 화가가 쓰고 있던 전기 이불방석이 발화점이라는 설과 형광등용 전열기기의 누전설 또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 의한 방화설이 있으나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행히 일부 손상된 벽화는 아크릴수지와 요소수지를 주입하여 경화시킨 후 1954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복원하여 법륭사 안 수장고를 지어 복원해두고 있다. 그러나 보존상의 이유로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법륭사 금당 화재를 계기로 서둘러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하여 1950년 8월 29일부터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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