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61. 높이가 10m에 이르는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

튼씩이 2016. 8. 12. 13:49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8. 11.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사지길에 가면 높이가 무려 높이가 10.6m에 이르는 불상이 있습니다. 바로 보물 제96호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忠州彌勒里石造如來立像)이 그것인데 사적 제317호인 충주 미륵대원(彌勒大院址)터의 주존불(主尊佛)입니다. 모두 5개의 돌을 다듬고 쌓아올려 불상을 만들고 1개의 얇은 판석을 넓적하게 팔각으로 깎아 갓을 만들어 머리 위에 올렸지요. 크기가 다른 돌들을 적당히 잘라 올린 몸체는 마치 장승처럼 보입니다.

고려 전기 충청도, 전라북도 일대에서 많이 만들어진 큰 불상들과 양식적 특징을 같이 하는 불상인데 현지 지명 “미륵리”와 절터 이름 “미륵대원”이 모두 미륵이기 때문에 미륵불이라고 믿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불상은 충남 당진의 보물 제100호 안국사터석불입상(安國寺址石佛立像), 전북 익산의 보물 제46호 익산고도리석불입상(益山古都里石佛立像),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호 십신사터석불(十信寺址石佛)을 비롯하여 주로 전라도와 충청도지방을 중심으로 모여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와 마의태자의 누이인 덕주공주가 신라의 멸망을 슬퍼하면서 금강산으로 가다가 월악산에 이르렀습니다. 이때 덕주공주는 제천 쪽에 덕주사를 짓고 제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보물 제406호)을 새겨 남쪽을 바라보도록 만들었고, 태자는 이곳에 북쪽의 덕주사를 바라보도록 석굴을 세운 뒤 개골산(금강산)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옛 얼레빗 (2012-08-20)



2363. 경복궁 근정전의 칠조룡과 사정전의 사조룡

.


용(龍)은 전설 속의 동물로 머리는 낙타[駝], 뿔은 사슴[鹿], 눈은 토끼[兎], 귀는 소[牛], 몸통은 뱀[蛇], 배는 큰 조개[蜃], 비늘은 잉어[鯉], 발톱은 매[鷹], 주먹은 호랑이[虎]와 닮았다고 합니다. 또 양수(陽數)인 9에 9를 곱한 81개의 비늘이 있는 용은 토박이말로는 “미르”입니다. 그리고 용이 하늘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무기”인데 다른 말로는 “이시미·영노·꽝철이·바리”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용은 몇 개의 발가락을 가졌을까요? 먼저 경복궁 근정전 천장에 보면 발가락이 7개인 칠조룡이 있고, 근정전 뒤의 사정전에는 발가락이 넷 달린 용이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마이아트옥션 경매에 나왔던 “백자청화구름용무늬항아리”의 용은 발가락이 3개입니다. 왜 용의 발가락 숫자가 이렇게 다를까요?

먼저 중국 황제는 발가락 5개를 썼고, 제후는 4개를 썼으며, 3개는 세자를 상징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임금은 중국 황제의 제후로 생각하여 사정전 일월오봉도 위의 용 그림에 발가락이 4개인 사조룡(四爪龍)을 그려 넣은 것입니다. 그러나 고종 때 중건한 근정전에는 발가락이 7개 곧 칠조룡(七爪龍)입니다. 중국 황제를 뛰어넘는 당당한 황제로서의 위엄을 보인 것이라 하지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연호를 중국식으로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썼으며, 붉은색 곤룡포가 아닌 황룡포를 입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칠조룡을 보면서 고종황제의 자주적인 모습을 그려 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www.koya-culture.com
사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