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옛 등대 ‘도대불’을 보셨나요?
제주도 애월읍 구엄리 구엄포구 동쪽 바닷가 언덕빼기에는 옛 등대 ‘도대불’이 있지요. 도대불은 전기로 켜는 등대가 들어오기 전에 포구를 밝혀주었던 등대의 원형입니다. ‘등명대’, ‘잠망등’으로도 불렀지요. 보재기(어부)들이 바다로 나가면서 도대의 불을 켜고 새벽에 고기잡이를 마치고 들어오면 껐다고 합니다. 강한 해풍에도 도대불 주변에는 파도가 닿지 않았다고 하지요.
도대는 1970년대까지 사용되었습니다. 보통 다듬은 돌(현무암)로 대를 쌓아올리고 그 위에 작은 지붕을 두고 등을 달아 불을 켤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도대불은 생선 내장을 썩혀서 끓인 어유魚油나 솔칵 또는 석유를 썼습니다. 도대불은 구엄리 말고도 감녕리, 애월리, 구산리 등 제주 여러 곳에 있습니다 구엄리 도대불은 방사형이지만 제주도 내의 다른 도대불은 네모꼴 등 참으로 다양한 모양입니다.
구엄리 도대불은 1974년 인근에 아세아 방송국이 개국하면서 방송국 안테나의 불빛으로 선창의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구엄리 도대불 가까운 곳에는 조선 명종 14년(1559년) 때부터 햇볕을 이용하여 소금을 만들었다는 구엄 ‘돌’ 염전도 있습니다. 해안도로가 아름다운 애월읍 구엄리길은 제주 올레길의 한 자락이지요.
솔칵 ‘관솔’의 제주도 사투리. 관솔은 송진이 많이 엉긴 소나무의 가지나 옹이를 말한다. 불이 잘 붙으므로 예전에는 여기에 불을 붙여 등불 대신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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