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김정호보다 151년 먼저 그린 윤두서의 <동국여지도>

튼씩이 2021. 10. 18. 12:56

김정호보다 151년 먼저 그린 윤두서의 <동국여지도>

 

 

조선 후기의 선비 화가 공재 운두서는 시··화에 두루 능했고, 유학에도 밝았습니다. 윤두서는 옛 그림을 배우려면 공재로부터 시작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났는데, 대표적 작품으로는 현재 그의 종손가 녹우당(綠雨堂) 유물전시관에 소장된 국보 제240<공재 자화상>이 있습니다. 그 밖에 윤두서는 <나물캐기>, <짚신삼기>, <목기깎기>, <돌깨기> 같은 풍속화를 많이 그렸는데, 그의 그림을 보면 어려운 삶을 사는 백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납니다.

 

 

 

 

 

 

윤두서의 그림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은 보물 제481-3해남윤씨가전고화첩<동국여지도(東國與地圖)>지요. 숙종 36(1710)에 종이 위에 채색하여 그린 조선의 지도로 크기는 가로 72.5cm, 세로 112cm입니다. 강줄기와 산맥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표현했고, 섬들도 자세히 그렸으며,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수로까지 표시했지요. <동국여지도>는 우리가 익히 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151년이나 앞서 그린 것입니다.

 

 

 

 

 

또 윤두서는 <중국여지도>, <일본여도>도 그렸다고 전해지지만 현재는 <동국여지도><일본여도>만 남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본여도>는 임진왜란의 치욕을 되갚고자 숙종이 윤두서에게 명하여 그리게 한 지도입니다. 특히 이 지도를 그릴 때 일본에 48명의 첩자를 보내 그 정보를 토대로 지도를 그렸다고 하는데, 일본의 땅 모양과 거리는 물론 각 지방 장군들의 성까지도 상세히 파악해서 표시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상세한 지도까지 그린 윤두서의 필력이 대단함에도, 김정호에 가려 그의 이름과 <동국여지도>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