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절을 지키고 경계를 알리는 통도사 국장생 석표

튼씩이 2021. 10. 25. 12:57

절을 지키고 경계를 알리는 통도사 국장생 석표

 

 

우리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하면 부처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국보 제32)을 모신 합천 해인사, 고려 중기의 고승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이 당시 타락한 고려 불교를 바로잡아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이후 조선 초기까지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순천 송광사, 부처의 법신(法身)을 상징하는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양산 통도사를 꼽습니다.

 

이 가운데 양산 통도사는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지고 온 불사리와 가사(袈裟), 대장경 400여 함()을 봉안하고 있는 절로, 여기에 보물 제74국장생 석표國長生石標가 눈에 띕니다. ‘장생은 흔히 장승이라고도 하며 수호신, 이정표, 경계표 따위의 구실을 합니다. 이는 풍수지리설과 함께 민속신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요. ‘국장생은 나라의 명으로 세운 장생이라는 뜻입니다. 통도사 국장생은 절의 경계를 표시하고 절을 지키는 구실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국장생 석표는 통도사를 중심으로 사방 열두 곳에 세워놓은 장생표의 하나로, 절의 동남쪽 약 4km 지점에 서 있습니다. 거친 자연돌기둥에 이두문으로 글씨가 새겨져 있지요. 고려 선종 2(1085)에 나라의 통첩을 받아 세웠다는 내용이 당시 나라와 절 사이의 관계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동아일보193454일자에는 조선보물고적보존회朝鮮寶物古蹟保存會가 평양의 부벽루와 서울의 남대문을 포함한 보물 219점을 지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통도사 석장생도 당당히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