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이 자신의 무덤에 쓰려고 만든 용호석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서쪽의 강변에는 호랑이와 용을 상징하는 석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원대교 북쪽 500m 지점에 용석龍石이 있고, 그곳에서 다시 100m 떨어진 곳에 호석虎石이 있습니다. 고려 후기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안동으로 피난 내려간 공민왕은 자신의 능묘 위치를 정하여 필요한 석물을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그 이후 임금이 개경으로 돌아가자, 용호석은 사람들에게 잊힌 채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용석은 소용돌이 모양의 돌기 사이에 꿈틀거리는 용의 몸체를 조각했는데, 여의주를 물고 있는 입 양쪽으로 아가미와 수염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석은 네모난 받침돌 위에 호랑이가 앞발을 세우고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호랑이의 몸은 서쪽, 머리는 북쪽을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고 있지요. 털무늬는 두툼하게 솟은 곡선과 동그라미가 교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두 동물상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호랑이나 용의 특징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조각기법이 퇴화한 것으로 보아 고려 후기에 만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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