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제주도의 도시락, 약돌기 속 동고량

튼씩이 2021. 10. 31. 08:13

제주도의 도시락, 약돌기 속 동고량

 

 

우리는 1960~1970년대만 해도 양은도시락에 밥을 싸가지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러나 예전 사람들에게는 양은도시락이 있을 턱이 없지요. 그래서 제주도 사람들은 일하러 갈 때 동고량이라 부르는 밥을 담은 고리짝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특히 소와 말을 돌보는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지요. 이 동고량은 조그맣고 예쁘게 만든 것이고, 조금 큰 것은 설기라고 불렀습니다. 지역에 따라 동고령’, ‘동고리’, ‘밥당석’, ‘방장석’, ‘밥차반지’, ‘밥장석이라고도 했습니다.

 

동고량은 옷을 담아 보관하거나 짊어지고 옮기는 데 썼던 네모다란 고리에서 모양을 따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제주처럼 날씨가 무더운 곳에서 물기가 많고 변하기 쉬운 보리밥을 보관하는 데는 대나무로 만든 동고량이 아주 좋았을 것입니다.

 

 

 

 

 

동고량은 주로 약돌기에 넣어 짊어지고 다녔지요. 약돌기는 물건을 담아 메거나 걸 수 있도록 된 망태기를 말하는데 도슬기착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야생 모시인 곧 올이 가늘고 질긴 무명이나 볏짚, 억새 잎 따위로 가늘게 노끈을 꼬아 얽어서 만들었지요.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도시락 제품에 밀려 지금은 거의 쓰지 않고 민속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전통생활용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