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과 책장이 하나인 목가구, 문갑책장
일상과 함께했던 목가구, 곧 소목(小木)은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과 아름다움이 담겨 예술품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지내면서 그 훌륭한 목가구 특히 장롱(欌籠) 문화를 버리고 일본의 보잘것없는 ‘차단스’를 들여다 우리말처럼 씁니다. 또 골동품을 수집하는 외국인이 시골에 가서 오래된 목가구와 양철 캐비닛을 맞바꾼 뒤 그 목가구를 외국에 팔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는 목가구의 귀한 값어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양철 캐비닛과 차단스에 주인 자리를 내주고 한참 뒤에야 후회하게 됩니다.
목가구 가운데는 ‘문갑책장’이란 것도 있지요. 문갑책장은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데 두고 편지·서류 따위의 개인 물건이나 일상용 기물을 보관하는 가구인 ‘문갑(文匣)’과 서책과 두루마리 문서를 간직하는 가구인 ‘책장(冊欌)’이 같이 있는 목가구입니다. 대개 이층으로 되어 있는데 윗부분은 단문갑 형태이고, 아래는 여닫이문이 달린 책장이지요.
아랫부분은 문의 자물쇠를 풀고 양쪽으로 밀어 경첩이 달린 문과 겹치게 엽니다. 그 안에는 서랍을 양쪽에 또 두어서 큰 장은 아니지만 쓸모가 많도록 만들었지요. 윗부분의 자물쇠는 둥근 바탕에 둥근 자물쇠를 채웠고, 아래는 네모난 앞바탕 장식에 네모난 자물쇠를 잠갔으며, 서랍과 머름칸, 문판(門板) 안의 네모난 테두리 선은 모두 먹감나무로 꾸며 아름답습니다. 손때가 묻은 전통가구들을 이제 박물관에나 가야만 볼 수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머름칸 모양을 내기 위해 만들어둔 칸.
문판 반닫이의 앞면 위쪽에 붙어 있는 젖히어 열게 된 문짝의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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