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기술 관련 중요무형문화재로는 조각장, 장도장, 두석장, 백동연죽장, 유기장, 금속활자장, 주철장과 함께 “입사장(入絲匠)”이란 것도 있습니다. 입사장은 금속그릇의 표면을 작은 정으로 쪼아 다른 금속을 끼워 넣거나 덧씌워 무늬를 놓는 일을 하는 장인을 말하며 중요무형문화재 제7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주로 놋이나 쇠로 만든 그릇에 은입사(銀入絲)를 하지만 금입사(金入絲)도 있습니다.
은입사로 만든 유형문화재 가운데 경상남도 밀양 표충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향로인 국보 제75호 <표충사청동함은향완>이 있습니다. 향로에는 57자의 은입사 글자가 있는데, 그 내용으로 미루어 우리나라 향로로서는 가장 오래된 1177년(명종 7)에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이름에 “함은향완”이라는 것은 은입사라는 뜻이며 곧 은상감(銀象嵌)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향로 전체에 무늬가 오목새김(음각)되어 있는데, 6개의 동그라미 안에 '범(梵)' 자를 은입사하였으며, 그 사이에 구름무늬가 장식되어 있지요. 받침에는 구름과 용무늬를 장식하였는데, 굵은 선과 가는 선을 적절히 배합하여 능숙하게 표현된 용의 모습에서 고려시대의 뛰어난 은입사기법을 볼 수 있습니다. 절에서는 향로로 향을 피움으로써 마음의 때를 씻어준다고 하지요? 맑고 향기로운 향을 곁에 두고 지내보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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