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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제5025호) 뒤가 겹치지 않게 만든 갓난아이 두렁치마

예전 갓난아이에게 입히던 옷으로 배냇저고리와 두렁치마가 있었습니다. 웃옷으로 입히던 배냇저고리는 깃과 섶을 달지 않은 아기 옷으로 배내옷, 깃저고리라고도 합니다. 희고 부드러운 무명이나 명주로 만드는데, 등에 솔기를 하지 않고 배와 손을 덮을 정도로 길게 만들었지요. 그런가 하면 아랫도리로 입히던 두렁치마는 조선시대 어린아이의 배부터 아랫도리를 둘러주는 기능적인 치마로서 '두렁이', 또는 '배두렁이'라고도 하지요. 두렁치마는 뒤가 겹치지 않게 만들었는데 이는 누워있는 아기에게 뒤가 배기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기저귀 갈기에도 편리하게 했습니다. 요즘처럼 옷감의 종류도 많지 않았고, 아기 속옷도 없던 옛날에 몸이 여린 갓난아이에게 보온용으로 입혔던 것이지요. 흔히 무명이나 명주, 융 따위를 겹으로 하거나..

민속놀이 기념우표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이어 내려온 한국의 민속놀이에는 많은 매력과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연날리기와 썰매 타기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오랫동안 즐거움을 선사해 왔습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연을 날리는 놀이와 빙판 위를 질주하는 썰매 타기는 조상들의 지혜와 정서가 담긴 소중한 민속놀이입니다.연날리기는 종이에 가는 대나무 살을 붙여 실을 연결한 뒤 바람을 이용해 하늘에 띄우고 노는 민속놀이입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 시대 김유신 장군이 연을 이용하여 별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연출해 군사들의 사기를 높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로 보아 연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다 이후 민간 놀이로 발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鳶)’이라는 이름은 솔개에서 유래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전통..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56,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가시버시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이지 않는 낱말이다. 그런데 누리집에 가 보면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지 않는 토박이말이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의 풀이 때문에 큰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낱말의 뜻을 국어사전이 잘못 풀이하면, 그것은 법률의 뜻을 대법원이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가시버시가 바로 그런 꼴이 되어 있다. 말이니 하는 것부터 잘못 짚은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상스러운 말과 점잖은 말을 가려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줄곧 받았고, 두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속되다', '낮잡다'는 것은 곧 상스럽다는 뜻임이 틀림없다. 그러..

(얼레빗 제5024호) 105년 전, 김원봉 의열단 창립

지난 2016년 김지운 감독, 송강호, 공유, 한지민, 츠루미가 출연한 영화 이 상영되어 관객수 750만 명을 달성하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영화 은 일제강점기 속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이 중심이 되어, 폭탄을 준비하고 일제의 주요 기지를 겨냥했던 실화에서 출발했지요. 영화에 등장하는 정태산이라는 인물은 실제 의열단을 이끌었던 김원봉 단장을 본보기로 하고 있습니다. ▲ 2016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포스터 ‘의열단(義烈團)’은 1919년 11월 김원봉의 주도 하에 만주 지린성에서 조직된 항일 무장 투쟁 단체였는데 의열단은 의로운 일(義)을 맹렬히(烈) 행하는 단체(團)라는 뜻입니다. 김원봉은 일본과 군대로는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암살과 파괴 투쟁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뒤 자기 ..

(얼레빗 제5023호) 입동, 사람 아닌 것들의 안부 궁금할 때

입 동                        - 이덕규      곡식 한 톨이라도     축내면 그만큼     사람이 굶는다      가을걷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빈손으로 떠난      오직 사람 아닌     것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 절기 입동(立冬)으로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섭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궁궐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임금이나 나이 많은 벼슬아치들에게 우유를 주었다고 하는데 이제 임금이 아니어도 우유를 맘껏 마실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한 처지일 것입니다. ▲ 입동에는 오직 사람..

「칠곡 옛 왜관성당」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경북 칠곡군에 있는 「칠곡 옛 왜관성당」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였다. ▲ 「칠곡 옛 왜관성당」 「칠곡 옛 왜관성당」은 1928년 가실본당(1924년 건립된 경상북도 첫 천주교 성당) 소속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건립된 건물로, 현재까지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으며, 높은 첨탑과 함께 반원 홍예문(아치) 모양의 창호 등이 성당 건축으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본당: 주임 신부가 상주하는 성당* 공소: 본당보다 작은 단위로, 주임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성당이나 그 구역 ▲ 「칠곡 옛 왜관성당」 뒤편 특히, 선교활동을 펼치던 독일 성 베네딕도회의 수도자들이 한국전쟁 기간 중 이곳에 피난을 와서 세운 ‘베네딕도수도원’이 오늘날의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국보 「원주 법천사터 지광국사탑」, 113년 만에 고향으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원주시(시장 원강수)와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의 복원 공사를 끝내고, 11월 12일 낮 11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광장(강원 원주시)에서 복원 기념식을 함께 연다.* 지광국사탑: 고려 승려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석탑으로,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빼어남. 이번 행사는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원래 자리였던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터에 다시 서는 것을 기념하고, 훼손되었던 탑의 보존처리와 복원의 성과를 알리는 뜻깊은 자리다. 식전 공연(창작음악극)을 시작으로, 본 행사인 제막식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딸림행사도 진행한다. ▲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내 복원이 완료된 「원주 ..

(얼레빗 제5022호) 119년 전 친일단체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

“~ 외국에 공사를 파견하여 국가 대표로 삼는 것은 국가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것인데, 그 이름과 지위가 허식에 지나지 않는 것이 무릇 얼마인가, 차라리 우방 정부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거하여 국권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 또한 폐하의 대권이 발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가운데 줄임) 수백 명 사상자를 내면서도 기필코 적은 공이나마 세워 동맹국에게 신의를 표하려 했던 계책이었다.” ▲ 일진회가 1907년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 때 남대문 앞에 세운 대형 홍예문(아치). '받들어 맞이한다.'라는 뜻의 '봉영(奉迎)'이라는 글씨와 함께 가운데에 일본왕실을 상징하는 사꾸라 무늬가 있다. 이는 119년 전인 1905년 내일(11월 6일) 친일 단체였던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입니다. 내용은 “일본의 지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