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26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히가시노 게이고

아버지가 살해당했다, 그것도 결혼 소식을 알린 직후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비극은 시작되는 걸까? 대기업 취직 후 약혼자와 꿈꾸던 결혼식을 준비해 나가던 마요. 경찰서에서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고향으로 간다. 이제 너도 행복해질 일만 남은 거라던 아버지와의 전화가 생전 마지막 통화가 돼버렸다. 경찰은 아버지의 사체에서 교살의 흔적을 발견하고, 곧바로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다. 이름조차 없는 조용한 마을에서 살인이라니, 게다가 아버지는 마을 전체에서 존경받던 교사였기에 온 마을이 시끄러워진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길 새도 없이 고향 집 구석구석 현장 감식에 협조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쓴 수사관 사이에서 괴팍하게 소리치는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의 집에 허..

고구려 7 - 김진명

'『고구려』고국양왕편(전1권)’은 소수림왕 구부로부터 갑작스럽게 태왕의 권력을 넘겨받은 동생 이련의 고뇌로부터 시작된다. 본래 전쟁의 국가였던 고구려는 부왕인 고국원왕 시절부터 화평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소수림왕은 무예가 출중한 동생 이련에게 ‘나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걸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칼을 들어 천하의 중심에 고구려를 세우라는 비상한 당부. 그것이 군주의 길이 아닌 줄 번연히 알면서도 그리해야만 했던 구부의 슬픔. 우직한 성격에 출중한 무예를 지닌 이련은 ‘전쟁의 신’이라 불리지만 그는 과연 승리자인가. 한편 궁궐을 떠난 구부는 공자의 왜곡된 기록을 깨려 은나라의 무덤을 파헤치며 ‘기록’과 ‘유학’을 앞세워 천하를 장악하려는 황하문명에 맞선다.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은나라의 실체를 밝..

프로일잘러 - 유꽃비

주류업계 최초 여성 영업팀장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유꽃비님이 쓴 책으로, 술과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작가가 주류회사에 들어와 경험하고 터득한 사회생활과 15년 직장생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는 아이에게 단 한 번도 "엄마, 아빠는 돈을 벌러 회사에 간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엄마, 아빠는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고 몇 시까지 출근하기로 약속을 해놓았다"며 아이를 설득했다. - 277쪽 -

70년대생이 운다 - 박중근

모든 관심과 정보가 90년대생에 몰려 있어 그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울고 있는 70년대생 리더들을 위로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70년대생을 응원할 생각이지만 균형감을 갖기 위해 90년대생의 관점에서도 바라보고자 했으며, 70년대생에게는 X세대 리더로서의 위풍당당함을 찾고, 90년대생에게는 기성세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 훌륭한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전반부에는 70년대생과 90년대생의 차이점을 언급하면서 서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한 점이 드러났으나, 후반부로 가면서는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서 내용이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가 힘들었다. 성공은 누군가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당신 위에 있는 그분을 더 위로 밀어올리고 당신이 그 자..

싱크 어게인 - 애덤 그랜트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가정을 의심하라 ‘다시 생각하기’, 새로운 통찰의 기술이 되다 우리는 대개 우리가 신봉하는 어떤 것을 다시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동안 자신이 믿어왔던 지식이나 신념이 아니라고, 혹은 변했다고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답을 고치고 싶은데 고치면 분명히 틀리겠지.” “내가 감독을 해도 저 사람보단 잘할 거다!” “논쟁에서 이기려면 상대방 의견을 낱낱이 분석해서 공격하면 돼.” “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환경 문제에는 관심이 없어.” “저 야구팀을 응원하는 사람하고는 겸상도 안 해!” 누구든 스스로 가진 이런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런 생각들을 쉽게 바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듯 수없이 많은 경직된 사고, 왜곡된..

공간의 미래 - 유현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아파트 포함)이, 다니는 교회가 어떤 목적에서 어떤 배경을 가지고 지어지고, 이어져 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에 바뀌게 될 우리의 공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현재의 세상을 더 이상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손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로 주위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지하물류 터널이나 DMZ 평화도시는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저자의 말처럼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 번쯤 시도해 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다만, 재능기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발코니 확..

매스커레이드 호텔 - 히가시노 게이고

의문의 연쇄살인, 다음 무대는 코르테시아도쿄 호텔 도쿄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피해자는 30세 전후의 회사원, 43세의 주부, 53세의 고등학교 교사로 세 사건 모두 범행 현장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45.761871, 143.803944 45.648055, 149.850829 45.678738, 157.788585 피해자끼리의 관련성은 못 찾았지만 경시청은 이 메시지를 근거로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으로 규정한다. 메시지를 해독한 결과 네 번째 범행 장소가 밝혀지는데 그곳은 도쿄 최고의 야경으로 유명한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이었다. 경시청은 네 번째 살인을 막기 위해 호텔에 수사관들을 대거 급파하고 벨보이, 하우스키퍼, 투숙객 등으로 위장한 형사들이 잠복근무에 돌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