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54

첫사랑(2권) - 조창인

에서 사랑의 힘을 노래했던 작가 조창인은 의 스토리야말로 를 쓰기 전부터 필연적으로 잉태할 수밖에 없었던 근원적 이야기라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그의 작품들이 부성애와 모성애를 주제로 한 가족간의 사랑이야기였다면, 은 남녀의 사랑을 그 주제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조창인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가족 간의 끊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의 신작 은 전작인 와 의 모태이자, 그가 그토록 천착했던 ‘사랑’에 관한 3부작의 마침표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에게 남녀간의 사랑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너무도 쉽게 내뱉고 주워 담기 급급한 흔해빠진 남녀의 사랑타령도 아니다. 그에게 남녀간의 사랑은 가족이라는 절대적 사랑의 ..

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 오정윤 외

『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는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궁궐, 왕릉, 제례공간, 상징과 조형물 중에서 공간성,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 문화적 가치, 유교의 의례와 성리학적 이념, 문물제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 주제를 선별하고, 이것을 특성에 맞추어 ①궁궐과 사람들, ②궁궐과 상징들, ③궁궐과 제도들, ④궁궐과 의례들 등 4가지로 분류하였다. 우선 ①궁궐과 사람들에서는 왕, 왕비, 왕자와 공주, 궁녀와 내시들의 삶과 역할을 조명하고, ②궁궐과 상징들에서는 용과 잡상, 전통문화원리인 주역과 궁궐을 선정하였다. 또한 ③궁궐과 제도들에서는 국가의 의례인 오례, 관리의 이력서인 품계훈작, 궁궐 정전과 한성부 등을 서술하였고, ④궁궐과 의례들에서는 왕의 업적과 칭호, 왕의 무덤인 왕릉, 종묘와 ..

바보엄마2. 닻별이야기 - 최문정

이야기는 닻별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천재적인 두뇌를 타고났지만, 닻별은 부모의 불화로 인해 우울증을 겪으면서 몇 차례나 자살을 시도하는 등 불운한 성장과정을 밟는다. 그 과정에서 닻별은 아빠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엄마(김영주)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엄마’인 이모(김선영)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모와 단번에 친해진 닻별은 이모가 늘 악몽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이모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몰래 훔쳐본 일기장을 통해 이모의 아픈 상처를 알게 된 닻별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후 이모의 주치의 민원장과 엄마와 이모에게 늘 다정한 의사 현민, 그리고 민원장의 딸 혜란 등 주변 인물들의 관계사를 풀어가면서 엄마와‘엄마의 엄마’인 이모의 비참하게 얽힌 비밀들을 하나씩 밝혀낸..

바보엄마 1, 영주이야기 - 최문정

강간을 당해 미치고서도 딸을 낳아 기른 김선영의 헌신적인 사랑과 엄마의 지독한 사랑이 싫어 도망치듯 결혼하고 오갈 데 없는 엄마를 정신병원에 버린 딸 김영주의 아픈 성찰,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의 상처를 이어받아 우울증을 앓는 천재 소녀 이닻별, 이 세 여자의 이야기다. 작가들은 참 독하다. 어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한없는 사랑과 끝없이 이어지는 자기 학대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 머리로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할 수 없음에 글로 풀어내는 걸까? 아니면 현실에 있는데 내가 모르는걸까? 나이 들어가면서 책을 보며 눈물 흘리는 일이 많아져 재미있고 밝은 책을 읽어야겠다 하면서도 떨쳐내지 못하고 다시 손에 잡은 까닭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내야만 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면 사랑에 이유가 없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옌롄커

문화대혁명 당시의 어느 부대. 사단 전체를 통솔하는 수장은 자신의 성 불능을 감추고 이혼 후 젊은 간호사 출신의 류롄을 만나 재혼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조롭지 못하다. 그때 상부의 지시로 젊은 군인 우다왕이 사단장의 집에 파견되어 취사와 청소를 담당하게 되자, 류롄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라는 마오쩌둥의 혁명어를 내세우며 자신에게도 성과 애정의 봉사를 해줄 것을 강요한다. 우다왕은 처음엔 그녀의 요구를 거부하지만, 승진의 문턱에서 사단장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류롄과 애정 행각을 벌이면서 우다왕은 점차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에 눈뜨게 되고, 육체적 사랑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새로운 권력 관계가 형성된다. 파격적이고 시적인 성애 묘사로 논란의..

죄수와 검사 - 심인보, 김경래

'죄수들이 쓴 공소장'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죄수들이 검사들의 범죄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게 맞는지 고민하면서 시작했는데, 계속 읽으면서 중간에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끝까지 갔다.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참담하다는 마음뿐이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다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단지 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와 친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단지 그들 편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실과 다르게 억울하게 당하며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이게 우리가 추가하는 민주주의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이들 ‘범 검찰가족’은 스스로를 법 위의 존재라고..

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나쁜남자 편 - 최문정

저자의 말처럼 역사서에서는 같은 인물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했고,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내용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쓰여지기 때문에 약자와 패자는 좋지 않은 모습으로 쓰여지기 마련이다. 비록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바탕은 역사서를 기본으로 했을 것이기에 완전한 허구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장옥정과 숙종에 관한 얘기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목 차 1. 왕위를 버린 남자 2. 기도 - 소헌왕후 3. 나만 몰랐던 사랑 이야기 - 문종 4. 붉은 적삼 - 연산군 5. 다홍치마 - 단경왕후 6. 장옥정전 - 궁녀 김원미 7. 첫사랑 - 봉이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라는 명제를 가장 명확하..

살아만 있어줘 - 조창인

읽으면서 가슴이 아려워고 눈물 흘릴 줄 알면서도 책을 펼쳤고, 손에서 놓지 못하고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끝까지 갔다. 은재가 끝까지 아빠임을 밝히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작가들은 참 잔인하다. 잔인하지 않고 평범하면 소설이 재미없고 밋밋할까? 그럴 줄 알면서도 그 작가의 책을 또 펼쳐보는 나도 이상한 놈일까? 주인공 해나는 일찍이 아빠를 잃고, 얼마 전 엄마까지 여의었다. 해나가 20년 동안 살아온 날들 중에는 밝게 웃은 날보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방황한 날이 더 많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은재는 지난 20년 동안 소설을 쓰며 살아온 작가이다. 20년 전 잃어버린 운명의 사랑 인희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소설 쓰기로 생을 위무해 가는 그는,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살..

양심을 지킨 사람들 - 김형민

부제(교과서가 들려주지 않는)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지금까지 나와 있는 역사 교과서에는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짧게 언급만 하고 지나친 숨은 양심들을 소개한다. 모난 돌이 정 맞고, 나서지 말고 중간만 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사회환경 속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나온 책이었지만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아직도 살 만한 세상이 된 것은 나름의 양심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목 차 01 목숨을 버리고 정의를 지킨 궁정 관리, 검군 02 연산군을 꾸짖은 환관, 김처선 03 백성을 위해 싸운 장군과 의병장, 황진?곽재우 04 권력에 맞선 조선의 예술가, 김성기 05 검사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