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26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 이지혜

17세기 헨델과 바흐부터 20세기 피아졸라와 쇼스타코비치까지. 이 책은 계절마다 우리가 반드시 들어야 할 클래식 명곡 혹은 그 계절을 제대로 감각하게 만드는 클래식 라인업 33곡을 쉽고 흥미로운 인문학 해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는 KBS 라디오 『김선근의 럭키세븐』의 ‘누구나의 클래식(2018. 6∼2019. 12)’에서 유쾌한 클래식 음악 해설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는데, 이 책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을 통해 클래식에 한 발짝 깊이 있게 다가가려는 독자에게 폭넓고 전문적이면서도 아주 상냥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는 일상생활과 관련 있는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이맘때 듣기 좋은 클래식을 추천하면서 누가, 왜 그런 음악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

90년생은 이해 못하는 70년생 부장님의 "라떼는 말이야" - 조기준

책 제목이 90년생은 이해 못하는 70년생 부장님의 "라떼는 말이야"이고, 부제는 '어느 90년생의 직장생활 1년 보고서'이다. 1년 동안의 직장생활이 어느 90년생의 실제 생활이었는지, 아니면 들은 이야기를 가공해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부제로는 적합하다고 생각했지만 책 제목과 관련해서는 책을 손에서 놓는 순간까지 이게 관련이 있나 하는 생각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어느 부분에서 90년생은 이해를 못하는 부장님의 이야기가 나올까 기다리다 지쳐버렸다. 30개의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내용은 본 내용과 관련해서 무언가 보충설명 비슷하게 하고자 한 것 같은데 읽는 내내 불편했고, 책 내용에 집중해서 진도를 낼 수 없게하는 방해요소로 작용했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 마이클 코리타

소심한 열네 살 소년 제이스 윌슨은 홀로 채석장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무참한 살인의 현장을 목격한다. 경찰복은 입은 자들이 또 다른 경관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만 것이다. 가까스로 그들에게서 몸을 숨긴 그는 그러나 곧, 사건 현장에 있었던 킬러들의 표적이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제이스를 쫓는 것은 악마 같은 형제 킬러인 패트릭 블랙웰과 잭 블랙웰이다. 자신들의 희생자가 될 이들 앞에서 태연하게 만담을 늘어놓는 그들은 마치 둘이 한 몸인 양 도통 빈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놀라운 신체 능력으로 상대를 손쉽게 제압하는 소름 끼치는 악당이다. 목격자인 제이스를 놓친 킬러 형제는 폭주하고, 등 뒤로 시체의 산을 쌓으며 시시각각 소년에게 다가간다. 도저히 피할 수 없어 보이는 킬러들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제이..

꿈꾸는 구둣방 - 아지오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책 '꿈꾸는 구둣방'은 안 보이는 사장과 안 들리는 직원들이 이끌어 나가는 기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설립 이념으로 큰 꿈을 품은 채 시작했지만, 개업 3년 만에 처참을 실패를 맞이하고, 폐업 4년 만에 재기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장애인이 만들어 제품의 품질이 부실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하여 품질로 승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한 켤레의 구두를 만들기 위해 전국을 누비면서 실측을 하고 발에 꼭 맞을 때까지 수정을 거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고 아직도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에 매출액 대비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없는 불리한 여건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오직 소비자를 위하고 ..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김윤정

용인의 외진 마을에서 막국수 가게로 9년 만에 매출 30억 원을 달성한 김윤정 대표가 쓴 책으로, 손님이 오시기 전 반길 준비를 하는 '설렘', 손님을 예의와 친절로 모시는 '맞이', 손님과 주인의 관계에서 진심이 깊어진 '사이', 주방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오는 음식을 만드는 '정성', 식당 고유의 정서와 의미를 남기는 '여운' 등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서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한 - 물론 처음에는 돈을 벌어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함이었지만 - 마음보다는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들여다보고, 음식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얘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진심이 전해져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때 나도..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안노말

'장장인 헛웃음 에세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입사 10년차인 안노말 과장이 기록한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두가지 수긍이 가지 않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수긍이 가면서 직장이란 모두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다. 보고서는 왜 수정에 수정을 거쳐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오는지, 회식 메뉴는 어찌하여 아무리 좋은 음식을 추천해도 상사가 좋아하는 메뉴로 결정되는지, 상사들은 자기는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전달하면서 왜 그리 잘난 척은 그리도 해 대는지, 꼭 사직서 들고와서 회사를 나가겠다고 하는 놈은 회식 때마다 회사 욕하고, 상사 욕하는 놈이 아니고, 평상시에는 있는지도 모르게 회사 생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한 놈인지, 어느 회사나 똑같은 사람들이 똑..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이윤옥

책을 내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부터 조금씩 올라오던 감정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고, 책을 다 읽은 지금에는 참담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지천에 널려 있는 풀, 꽃, 나무 이름까지 빼앗긴 채 지금도 우리의 이름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나아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을 되찾으려는 노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자 한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고, 일제강점기 하에서 배워온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역사학자와 겹쳐지면서 언제쯤 우리는 제대로 된 우리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그러는 동안 큰개불알꽃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과정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개수염, 개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