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6

고운 향기 거두어 이끼 속에 감추다 – 정온, 「절매식호중」

고운 향기 거두어 이끼 속에 감추다 – 정온, 「절매식호중」 매화야 가지 꺾였다고 상심치 말아라 寒梅莫恨短枝嶊 나도 흘러흘러 바다를 건너 왔단다 我亦飄飄越海來 깨끗한 건 예로부터 꺾인 일 많았으니 皎潔從前多見折 고운 향기 거두어 이끼 속에 감춰두렴 只收香艶隱蒼苔 조선 중기의 문신인 동계(桐溪) 정온(鄭蘊)이 지은 한시 「절매식호중(折梅植壺中, 매화가지 하나 꺾어 병에 꽃고)」입니다. 정온은 부사직(副司直)으로 있던 1614년 영창대군이 죽었을 때, 그의 처형이 부당하며 영창대군을 죽인 강화부사 정항(鄭沆)을 참수(斬首)해야 한다고 상소를 올렸지요. 그러자 광해군은 크게 분노했고, 결국 정온은 제주도의 대정현(大靜縣)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되고 말았습니다. 반정으로 인조가 보위에 오른 뒤 사자(使者)가 정온..

홍수주가 치마에 포도를 그린 까닭은?

홍수주가 치마에 포도를 그린 까닭은? 조선 중기에 매화, 대나무, 포도를 잘 그린 선비 화가 홍수주(洪受疇, 1642∼1704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환갑을 맞자 그 부인이 이웃에서 치마를 빌려 딸에게 입혔지요. 그때까지 딸한테 비단 치마를 입힐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환갑 잔칫날만은 빌려서라도 입히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손님들은 치마를 빌린 줄은 모르고 홍수주 딸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갈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음식상을 다루던 딸의 치마에 간장 방울이 튀어 얼룩이 지고 말았습니다. 큰일이었지요. 가난하여 치마를 해줄 형편이 못되던 홍수주는 고민 끝에 얼룩진 치마에 일필휘지로 포도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얼룩이 진 곳에 탐스러운 포도송이와 포도 잎사귀를 그리자 치마는 한 폭의 훌륭..

10월 17일 - 백화주, 100가지 꽃으로 100가지 병을 다스립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술을 취하려고 마십니다. 하지만 원래 우리 겨레는 술을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관리하려는 방편으로 먹었습니다. 술 이전에 약으로 생각했고 ‘백약의 으뜸’이라는 지위까지 받았지요. 특히 100가지 꽃으로 술을 빚었다는 백화주(百花酒)는 더욱 그렇습니다. 백화주는 ..

(얼레빗 3843호)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탄은 이정의 “통죽(筒竹)"

한국문화편지 3843호 (2018년 06월 20일 발행)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탄은 이정의 “통죽(…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43][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탄은(灘隱) 이정(李霆, 1554~1626)은 유덕장(柳德章)ㆍ신위(申緯)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묵죽(수묵을 사용하여 그린 대..

흐드러진 매화 속 서재에서 벗을 기다리노라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2. 2. 조선시대 사람들은 매화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선비들이 동지부터 입춘까지 “구구소한도”에 매화 91송이를 그려가며 봄을 기다렸는가 하면 심지어 퇴계 이황은 평생 동안 매화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