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29

(얼레빗 4400호) 오늘은 입추, 큰비가 계속되면 기청제를

오늘은 24절기 중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로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입추면 가을이 들어서는 때인데 이후 말복이 들어 있어 불볕더위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우리 조상은 왜 입추를 말복 전에 오게 했을까요? 주역에서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은 조금씩 중첩되게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계절도 마찬가지이지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는 것입니다. 또 여름에서 갑자기 가을로 넘어가면 사람이 감당할 수가 없기에 미리 예방주사를 놓아주는 것이겠지요. "근일 비가 계속 내려 거의 10일이 되어 간다. 지난밤부..

(얼레빗 4390) 모레는 중복, ‘복달임’으로 더위를 극복하자

모레 일요일은 중복(中伏)입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장맛비가 자주와 뉴스에 불볕더위 얘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불볕더위가 오는 중복 때 우리 겨레는 ‘더위사냥’을 했는데 그 ‘더위사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금이야 선풍기는 물론 에어컨까지 동원해서 비교적 시원한 환경 속에서 살지만, 예전 사람들은 더위가 심해지면 ‘이열치열’로 ‘더위사냥’을 했습니다. 이열치열에는 음식으로 하는 이열치열과 일을 함으로써 다스리는 이열치열이 있지요. 먼저 음식으로 하는 이열치열은 뜨거운 삼계탕, 보신탕, 추어탕, 용봉탕(용 대신 잉어나 자라를 쓰고 봉황 대신 묶은 닭을 써서 만든 탕) 따위로 몸을 데워주어 여름 타는 증세를 예방해 줍니다. 그리고 일로 하는 이열치열은 양반도 팔을 걷어붙이고 김매기를 도왔다고 하지..

(얼레빗 4388호) 숲속에 홀로 앉아 발을 씻는 노승

옛사람들은 불볕더위 속에서도 쉽게 물속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옷을 훌렁훌렁 벗어 던질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겨우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입니다. 이 탁족을 주제로 한 이경윤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 국립중앙박물관)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그런데 여기 노승이 등장하는 조영석(趙榮祏, 1686~1761)의 ‘노승탁족도(老僧濯足圖, 국립중앙박물관)도 있습니다. ▲ 조영석(趙榮祏)의 ‘노승탁족도’, 18세기, 비단에 담채, 14.7 × 29.8cm, 국립중앙박물관 숲속 한 모퉁이 계곡에서 시내는 콸콸 흐릅니다. 냇가에 고즈넉이 앉은 늙은 스님은 허벅지까지 바지를 올리고 물에 발을 담근 채 더위를 식힙니다. 그림 왼쪽을 보면 ‘종보(宗甫)’라는 글씨가 쓰여있고, ‘종보(宗甫)’라는 도장..

(얼레빗 4139호) 오늘은 입추, 서늘한 음기 잉태되는 때

한국문화편지 4139호 (2019년 08월 08일 발행) 오늘은 입추, 서늘한 음기 잉태되는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39][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휴가를 맞아 시골에 갔다가 얼마나 더위가 심하던지 죽는 줄 알았어요.” 어떤 이가 입추가 다가온 어느 날 한 말입니다. 오늘은 가을 시작된다는 2..

(얼레빗 4135호) 50여 종류의 부채, 첩이라 불러

한국문화편지 4135호 (2019년 08월 02일 발행) 50여 종류의 부채, 첩이라 불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3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그런데 한여름 에어컨이 없었던 조선시대엔 부채가 사람들의 유일한 위안거리였지요. 특히 궁궐에서는 부채를 만들어 임..

(얼레빗 3898호) 전기밥솥엔 겨레의 슬기로운 가마솥 원리 담겨

한국문화편지 3898호 (2018년 09월 05일 발행) 전기밥솥엔 겨레의 슬기로운 가마솥 원리 담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98[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인터넷언론 <이투데이>에는 “가마솥더위에 ‘가마솥’ 잘 나가네“라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

(얼레빗 3867호) 청개구리, 파초잎에 올라 까치 울음 흉내 내네

한국문화편지 3867호 (2018년 07월 24일 발행) 청개구리, 파초잎에 올라 까치 울음 흉내 내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67][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樹樹薰風葉欲齊(수수훈풍엽욕제) 나무 사이에 더운 바람 불어 잎들이 나란한데 正濃黑雨數峯西(정농흑우수봉서) 몇몇 봉우리 서쪽에 비 품..

(얼레빗 3866호) 오늘은 염소뿔 녹는 대서, ‘등등거리’ 입어볼까?

한3국문화편지 3866호 (2018년 07월 23일 발행) 오늘은 염소뿔 녹는 대서, ‘등등거리’ 입어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66][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열두 번째인 대서(大暑:큰 더위)로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라고 합니다. 요즘 더위를 '불볕더위', ‘땡볕더위’,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