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199

명성황후 시해한 '호리구치 구마이치' 편지 발견

126년 전인 1895년 10월 8일,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관련된 편지가 일본에서 발견되었다고 11월 16일치 아사히신문이 크게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편지는 단순한 시해사건 내용이 아니라, ‘자신들이 궁궐에 들어가 명성황후를 시해했다’는 자백의 편지라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들이 왕비를 죽였다’고 자백한 사람은 당시 조선의 영사관보였던 호리구치 구마이치(1865~1945)다. 이번에 발견된 편지는 호리구치가 자신의 고향인 니가타현 나카도리무라(현 나가오카시)에 사는 친한 친구이자 한학자인 타케이시 사다마츠에게 1894년 11월 17일자로부터 사건 직후인 1895년 10월 18일자까지 보낸 8통의 편지다. ▲ 호리구치 구마이치가 명성황후를 시해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고향 친구에..

토박이말 잔치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경남교육청(교육감 박종훈)과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강병환)가 함께 마련한 토박이말 잔치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열달 스무닷새(10월 25일)부터 오는 들겨울달 스무날(11월 20일)까지 열리게 될 여섯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는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누리집(온라인)에서 열고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펼친 토박이말 놀배움 열매들을 거두어 나누고 아이들이 갈고 닦은 토박이말 솜씨를 뽐내는 자리입니다. 잔치 누리집은 인터넷 주소창에 ‘토박이말 잔치.kr’을 치거나 네이버, 다음 검색창에 ‘토박이말잔치’를 쳐서 나오는 ‘여섯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누르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누리집에 들어가면 토박이말을 놀 듯이 배울 수 있는 ‘누리 놀배움’ 자리도 있고, 토박이말 ..

[책에서 길을 찾다]6-싸움터, 종살이

오늘 되새겨 볼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것입니다. 월에서 제 눈에 띄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 생활 이십년 드디어 1929년 정월에 민족적인 사명을 스스로 지시고, 왜족의 눈초리 날카로운 요꼬하마(橫濱) 부두에 내리시어 일로 슬픔 어린 조국 조선으로 들어오셨다. 조선 사람으로서는 처음인 경제학 박사의 영예스러운 학위를 받고, 누가 보아도 몸에 비단을 감고 고향에 돌아오는 성공의 길이언만, 사실에 있어서는 가슴 깊이 조국재건의 경륜을 품으시고 손에는 비수를 들고 싸움터에 들어온 것이었다. 왜족 아래에서 종 살이 열 몇해에 우리의 겨레는 어찌되었나, 거리마다 날뛰는 것은 주구의 무리의 환통이..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9-네가 생각할 수 있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또렷하게 스스로를 나타내려고 하지 마라."야. 이 말씀은 덴마크의 뛰어난 물리깨침이(학자)로 널리 알려진 닐스 보어 님이 남기신 말씀인데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할 때는 나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어야 한다는 것을 힘주어 하신 말씀이야. 조금이라고 부풀려 말하거나 더 똑똑해 보이려고 꾸며서 말하지 말라는 말씀이지 싶어. 우리가 사람을 만나 마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쉬지 않고 물이 흐르듯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을 넘어 엄청 똑똑한 사람으로 여기곤 ..

[토박이말 살리기]1-88 말눈치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말눈치'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말하는 가운데에 은근히 드러나는 어떤 태도'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말눈치를 짐작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눈치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일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인숙이는 주춤하고 모로 서며 아주 집을 나간다는 말눈치를 보였다.(염상섭, 인플루엔자)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말하는 가운데 살며시 드러나는 눈치'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정기는 친구의 말눈치를 알아챘으나 짐짓 모른 척 하였다. 부친은 아들을 실업 학교로 보내고 싶은 말눈치였으나 아들은 완강하게 이를 거부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니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쉬워서 누구나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

[토박이말 맛보기]1-87 막서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막서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뜻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싸울 듯이 마구 대들다'라는 뜻이 있다고 하며 "애가 겁 없이 경찰에게 막서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둘째,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아니하고 대들다'는 뜻이 있다고 하며 "이 녀석아, 버릇없이 어른에게 막서면 안 돼."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어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가리지 않고 함부로 대들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두 곳의 풀이를 견주어 보니 굳이 두 가지 뜻으로 갈라 풀이를 하지 않아도 되지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싸우려고 마구 대드는 사람을 보고 물, 불 안 가린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아이, 어른도 가라지 않기 쉽습니다. ..

[노래에서 길을 찾다]21-바람이 되어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바람이 되어'입니다. 이 노래는 4351해(2018년)에 나왔는데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테나, 이엔에이(eNa) 두 사람이 함께 노랫말을 쓰고 가락을 붙였으며 하현상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 바람이 되어서라도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하현상 님의 고운 목소리가 더해져서 더 큰 울림을 주는 노래입니다. 노랫말도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꽃잎이 바람에 날려 흩어질까 걱정스런 마음으로 비롯해 꿈에라도 보면 좋겠으며 바람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을 안을 것이며 바람이 되어 그 사람 곁에 머물겠다고 하는 마음이 잘 나타납니다. 안개처럼 두 눈에 어린 눈물 ..

우당의 고종 망명 계획

《우당 이회영과 범정 장형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보면 우당이 고종 망명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다 고종이 갑자기 붕어하는 바람에 실패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래 이규설의 신한혁명단에서 1915년 고종 망명을 추진하다가 실패하였는데, 우당은 1918년 11월 자신의 아들 이규학이 고종의 조카딸과 신부례를 올리는 것을 기회로 삼아 고종의 망명을 다시 시도합니다. 신부례란 신부가 시집에 와서 처음으로 올리는 예식이라고 하는데, 우당은 신부례를 올리는 것을 기회로 고종과 접촉하여 망명을 타진하려고 한 것이지요. 그렇기에 아들 이규학이 이미 3년 전에 고종의 조카딸과 결혼하였지만, 고종 망명을 추진하면서 이때 신부례를 추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고종의 시종 이교영을 통하여 고종에게 망명을 타진하였고, 고..

[토박이말 찾기 놀이]1-17

날이 가고 달이 가면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곤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며 참 빠르게 해가 간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제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때는 서글프기도 하지요. 들겨울달이 된 지도 벌써 닷새째가 되네요. 그렇게 치니까 올해도 채 두 달이 남지 않았지만 토박이말바라기에는 좋은 일이 이어지고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돋배움이(장학생)를 뽑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박이말을 사랑하고 토박이말 살리기에 함께할 배움이에게 돋배움돈(장학금)을 주게 된 것입니다. 강병환 으뜸빛님께서 애를 많이 쓰셨고 명곡장학회(이사장 강창근)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일이기에 토박이말바라기 모람 모두의 마음을 담아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또 한 가지는 토박이말을 우리 고장..

[토박이말 살리기]1-86 마음자리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마음자리'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마음의 본바탕'이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자리가 틀려먹다. 채의가 자기에에게 보내는 친절이 즐겁고 고마우면서도 이것 역시 편안치 못한 마음자리를 마련해 주는 데 불과했다.(최정희, 인간사)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마음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바탕'이라고 풀이를 하고 아래와 같은 보기를 들어 놓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네들의 마음자리가 너무나 예쁘고 좋았다. 두 가지 풀이를 보니 비슷하긴 한데 '본' 또는 ''본디부터'를 나타낼 수 있는 말이 '밑-'이라고 생각합니다. '밑바탕'이 '기본이 되는 바탕'이라는 뜻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마음자리: 마음의 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