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73

철자법 논쟁! 주시경파 vs 박승빈파

한글 맞춤법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철자법 논쟁! 주시경파 vs 박승빈파 국립한글박물관 유튜브에는 기획전시, 온라인 한글문화강좌, 어린이 학습 영상 등 다양한 동영상들이 매달 새롭게 게재됩니다. ‘한박튜브’ 코너에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주요 영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2월호에서는 한글 맞춤법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정착했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01 여러분은 맞춤법을 누가 처음으로 만들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랍니다. 세종께서는 한글을 창제하신 후 한글을 바르게 쓰는 방법도 함께 설명하셨습니다. #02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받침으로는 8개의 자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우리말과 표기 규칙은 조금씩 변경되어, 같은 말도 사람마..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불법과 위법과 범법, 같은 듯 다른 쓰임새

7월 17일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 및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제헌절이다. ‘법’은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을 뜻하는 말로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등이 있다. 법을 어기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는 ‘범법’, ‘위법’, ‘불법’이 있다. 가. 불법/위법/범법 행위 나. 불법을/위법을/범법을 저지르다. 불법 행위와 위법 행위, 범법 행위는 모두 법을 어기거나 법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점에서 뜻이 비슷하다. 또한 불법을 저지르는 것과 위법을 저지르는 것, 범법을 저지르는 것 사이에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음의 예에서 세 단어 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다. 불법/위법/범법 주차 라. 불법/위법/범법 건축물 마. 범법자로/불법자로/위법자로 낙인찍히다. ‘불법 주..

우리말로 짓는 기념일 날짜, 함께 해보실래요?

우리나라는 기념일을 숫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삼일절, 사일구, 육이오 등 중요한 사건이나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날들을 숫자로 기억한다. 다른 방법으로 언어유희를 활용하여 만든 기념일도 있다. 예를 들어 축산업협동조합은 3이 겹치는 3월 3일을 삼겹살 먹는 날로 정하여 양돈 농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는 5월 2일이 ‘오이’나 ‘오리’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을 이용해 ‘오이데이’와 ‘오리데이’를 지정했다. 그런데 숫자 외에 우리말로 기념일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우리말 기념일은 어떻게 만들고 무슨 우리말로 표현하는지 알아보자.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말 기념일을 날짜를 바탕으로 만드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열두 개의 달과 삼십 개의 날을 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적 허용, 어디까지 가능할까?

문학 작품 안에서는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이 특별히 허용된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어긴 표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문장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시(詩)를 창작할 때 적용되기 때문에 ‘시적 허용’이라 부른다. 시의 운율을 살리고 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 시적인 효과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 국화옆에서, 서정주 이 시에서 ‘노오란’은 ‘노란’의 잘못된 표현이지만, ‘노오란’이라는 표현이 시에 운율감을 더해준다. ‘노오란’의 어감이 왠지 더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적 허용’은 시(詩)뿐만 아니라 소설, 산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때문에 예술적 허용, 문학적 허용 등으로 불리기도 한..

알고 보니 차별 언어, 어디까지 주의가 필요한가?

의미는 모르지만 익숙하고 편한 관행 출처: 스브스 뉴스 얼마 전, 20대 김 모 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18살 터울 늦둥이 동생이 손바닥을 얼굴에 갖다 대며 전화 받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20대 이상이 수화기를 든 모습을 표현하는 것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0대 초중반까지의 어린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유선 전화기를 보지 못한 채 자랐다. 수화기 모양의 이 아이콘(?)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 문화와 관습은 늘 변한다. 다이얼을 돌려 통화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10대 초중반 정도의 나이 아래로는 손바닥을 펼쳐 전화 받는 시늉을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통화 아이콘을 수화기 모양으로 표시하는 것을 관행이라 한다. 일단 한번 만들어 사용하면 그것의 연원은 점차 잊히고..

지금 우린 번역체를 쓰고 있다

우리의 일상엔 수많은 번역체가 숨어있다. 번역체는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를 직역하면서 생기기 쉬운 이질적인 문장을 뜻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 나는 전형적인 선생들 중 하나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런 문장은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글로 쓰여서 읽을 수 있고,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문장처럼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히지도 않는다. 이런 번역체를 잘 구별하기 힘든 이유는, 외국어 문학이 번역되고 널리 읽히면서 독자들이 번역체를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번역체를 고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 번역체인지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를 알아보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자주 쓰는 번역체를 몇 가지 알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