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73

‘도어스테핑’은 ‘출근길 문답, 약식 문답’으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은 ‘도어스테핑’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출근길 문답, 약식 문답’을 선정했다. ‘도어스테핑’은 집 밖이나 건물 입구 등 주로 공개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기다렸다가 약식으로 하는 기자 회견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7월 6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도어스테핑’의 대체어로 ‘출근길 문답, 약식 문답’을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

재미있는 우리 속담 - 장 단 집에 가도 말 단 집엔 가지 마라

엊그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구수한 냄새가 제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어느 집에선가 메주를 쑤는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속이 뜨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아련하게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추억을 불러오는 데 후각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또 있을까요? 바람결에 살짝 코끝을 스치는 흐릿한 냄새 하나만으로도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던 기억까지 단 한 번에 ‘훅’ 하고 올라오곤 합니다. 식구가 많았던 어린 시절엔 이때쯤 온 가족이 달려들어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일손을 거들었던 것 같습니다. 절구에 삶을 콩을 찧고 제 손으로 직접 메주를 빚어 나르던 장면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메주를 빚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 고추장을 만들곤 했지요. 간장과 된..

한글 두고 굳이 ‘더블링’?… “쉬운 말 써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소식을 담은 용어일수록, 누구나 바로 알 수 있는 쉬운 용어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전달할 때 외국어 사용을 최소화 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방역 지침 등은 모든 사람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정보인 만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최근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는 ‘더블링’이다. 더블링은 신규 확진자가 직전 1주와 비교해 두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보건당국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는 물론, 언론 보도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는 보도용어와 공공언어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며 우려..

우리 민족의 영원한 스승, 건재 정인승

* 조선어 학회 사건(朝鮮語學會事件): 1942년 10월에 일본어 사용과 국어 말살을 꾀하던 일제가 조선어 학회의 회원을 투옥한 사건. 일제는 조선어 학회를 학술 단체를 가장한 독립운동 단체라고 꾸며, 회원들에게 혹독한 고문을 자행하였다. 이 사건으로 학회는 해산되고 편찬 중이던 국어사전 원고의 상당한 부분이 없어졌다. ※ 사진 자료 정인승 기념관(www.junginseung.or.kr) 독립기념관 한글학회 ※ 참고 자료 조오현, , ≪새국어생활≫ 6-3, 국립국어원. 김승곤, , ≪새국어생활≫ 6-3, 국립국어원. , 디지털 한글 박물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대체 가능’한 말 다듬기

드문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부터 먼저 이야기하자면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 단어를 두고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25.6%) 혹은 “외국어든 우리말이든 상관없다”(19.8%)고 답했다.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54.6%)에 비슷한 비율로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은 응답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 이 단어를 처음 들어 본다는 사람이 38.9%나 된다. 그런데 나머지 이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고 의미를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 그 뜻이 “생각했던 것과 같은 의미”라고 답한 비율은 무려 96.3%에 달했다. 이 단어는 바로 엔에프티(NFT·non-fungible token)다. ‘엔에프티’는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받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특..

한국어 교육, 그리고 우리 - 친절한 '한국어 선생님'

영국에는 런던을 상징하는 2층 버스가 있다. 지금 저 멀리서 버스가 온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나는 버스를 탄다. 자, 이제 어디에 앉을 것인가? 잠시 마음을 정하고 자리에 앉자. 오늘은 ‘버스 자리와 성격’의 상관성을 확인한 한 조사 결과를 소개한다. 우선, 버스의 가장 앞에 앉았는가? 그렇다면 비교적 외향적인 편이다. 특히 버스 2층의 맨 앞자리를 선호한다면 리더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만약 뒷자리에 앉았다면 고독을 즐기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혹시 1층과 2층의 계단에 앉았다면 그는 스스로를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버스의 여러 자리 중에서도 중간쯤을 선호하는 사람은 소통력이 큰 사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강의 중 대학생들에게 손을 들어보게 했는데, 대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