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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제5017호) 일본에 반출되었다가 돌아온 경천사 십층석탑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는 약 13.5m나 되는 웅장한 규모의 국보 이 있습니다. 이 십층석탑에는 전체에 부처, 보살, 사천왕, 나한, 그리고 불교 설화적인 내용이 층층이 조각되어 있지요. 이는 모든 불교의 존귀한 형상을 모은 일종의 불교적 만신전(萬神殿)으로 고려시대 사람들이 생각한 3차원적인 불국토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경천사 석탑은 1348년(충목왕 4) 세웠는데 원래는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에 있었습니다. 《고려사》 기록에 따르면 경천사는 고려 왕실의 기일에 종종 추모제를 지냈던 곳으로 왕실의 왕래가 잦았던 절입니다. ▲ 국보 , 고려 1348년, 대리석, 높이 13.5 cm, 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이 경천사 석탑은 우리 문화유산의 수난사를 대표하는 종요로운 유물입니다. 1907년 순..

“이건 도대체 무슨 향이에요?”

Muguet..Wood..Blossom..무슨 말일까요? 앞선 용어들은 국내 향수 브랜드의 제품명에서 쓰인 단어들이다. 코로나 시대 당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향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성수, 홍대, 강남 등에서는 향수 체험 판매장이 열리는 모습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향수를 구매하려고 제품명을 확인하다 보면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로 적혀있는 경우가 많아 읽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허다했다. 애초 외국 제품이라 제품 이름이나 설명이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렇지만 국내 브랜드가 외국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에서는 의문이 든다.   국내 향수 제품을 보면 용기에 외국어가 대표적으로 제시된 경우가 많았다. 한국어를 제품명으로 사용하더라도 용기에는 ..

핸들링, 맛세이가 뭐야?

“루니 선수 긱스 이런 선수와 스위칭을 하면서 …빠른 카운터어택을 박지성 선수가 끌어갈 것으로 보이구요.” 실제 축구 중계이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뿐만 아니라 뉴스, 기사를 보면 해석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야구에는 완봉 승, 포스트 시즌이 있고 축구에서는 핸들링, 당구에서는 맛세이, 가야시 등이 있다. 일본어, 영어가 뒤죽박죽 섞여 외국어 남용 현상을 보인다.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용어로 스포츠 경기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 있다. 무분별한 외국어를 뒤섞은 스포츠 용어를 우리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관련 단체에서는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 윤리센터와 인하대학교 국어문화원이 스포츠 용어를 올바른 우리말로 정비한 내용으로 영상 3편을 내세웠다...

(얼레빗 제5016호) 오늘 상강, 서리 맞은 국화가 향이 진하다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 농사일에 경험이 많은 농부)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윗글은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나오는 상강 무렵을 아름답게 표현한 내용입니다.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절기 ‘상강(霜降)으로 말처럼 서리가 내리는 때인데 벌써 하루해의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습니다. 9월 하순까지도 언제 더위가 가시냐고 아우성쳤지만, 어느덧 된서리 ..

영원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 꼭두

국립민속박물관은 10월 23일(수)부터 2025년 3월 3일(월)까지 기획전시실 1에서 기증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한평생 꼭두를 수집해 온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2023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꼭두 1,100여 점 가운데 25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한 귀퉁이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 내 모습 같은 거예요.”‘꼭두 엄마’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은 20대의 어느 날 골동품 가게 한 귀퉁이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상여 장식에 쓰는 목각 인형을 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이후 “나의 삶에 그리고 목각 인형에게 새로운 생명을 찾아주자.”라는 생각으로 한두 점씩 전국을 다니며 인형을 모았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꼭두’라는 제 이름도 찾아준다. 50년을 모으고 길러 온, 이 생기 넘치는 꼭두..

한글, 한국어에 얼마나 자신 있으세요?

'스펙',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취업 준비생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많이 들어보았을 단어이다. 대표적인 스펙으로는 자격증이 있다. 대학생들은 졸업 후 빠른 취업을 위해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려는 경향이 있다. 보통 컴퓨터활용능력, 워드 프로세서 등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무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데, 생각보다 한국어/한글 자격증도 취업 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딸 수 있는 한국어와 한글 관련 자격증을 알아보자. KBS 한국어능력시험 첫 번째로 'KBS 한국어능력시험'이 있다. KBS 한국어능력시험은 시험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 한국방송공사(KBS)에서 주최하는 시험으..

올바른 맞춤법, [너랑이의 우리말 살피기] 줄임표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https://blog.naver.com/areumkor/223627143466 [너랑이의 우리말 살피기] 줄임표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여러분은 줄임표 쓰는 방법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너랑이와 함께 우리말 궁금증을 풀어 보는 시간, 오늘은...blog.naver.com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갉아먹는 주범, 혐오 표현

각자 다른 생각과 외모, 내면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지만 언제나 사회는 ‘중심’과 ‘주변’으로 나뉜다. ‘주변’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잘못된 것을 바꾸기 위해 ‘중심’에 대항하고 가까스로 승리하는 일을 겪으며 다양함의 중요성을 깨달은 듯하지만, 사람들은 관성적으로 중심을 추구하고 주변을 배척하려 한다. 그런 습관은 대중이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에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혐오 표현이란, 어떤 개인, 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 혐오하거나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다. ‘중심’에서 벗어난 특성을 짚어내 그것을 혐오, 차별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지는 혐오 표현은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게 되었다. 일부 혐오, 차별표현에 담긴..

(얼레빗 제5015호) 가로 길이 4m ‘자수화조도10폭병풍’

‘자수(刺繡)’란 옷감ㆍ헝겊ㆍ가죽 같은 바탕에 여러 가지 색실로 무늬를 수놓아 장식하는 공예미술입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에는 옷은 물론 가마나 말안장, 일상용품까지 자수로 꾸몄는데 조선시대수는 실물 중심으로 병풍, 옷, 생활, 불교 자수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 전통자수에 표현된 것은 주로 현세의 복을 비손하고 있는 것으로 자수의 기법으로는 자릿수, 자련수, 이음수, 징검수, 매듭수 따위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자릿수는 우리나라의 전통자수에서만 보이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돗자리의 표면처럼 촘촘하게 엮은 모양으로 수놓는 것입니다. 또 자련수는 땀새가 장단으로 교차하게 수놓는 기법으로 색조의 변화와 옮김에 따라 무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편리한 기법으로, 꽃송이나 나뭇잎의 묘사에 잘 응용되었지요. 그리..

너무 친한 친구들 - 넬레 노이하우스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중 두번째 작품으로, 강력반 반장 보덴슈타인과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가 짝을 이루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출판사 리뷰 평화로운 6월의 어느 목요일,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에게 동물원에서 사람 손이 발견됐다는 전화가 걸려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해자는 인근 고등학교 교사이자 열혈 환경운동가인 파울리로, 극단적인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었다. 언제나 올곧은 모습으로 대부분의 학생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지만, 성적 문제로 학생에게 살해 위협을 받았으며, 집 문제로 이혼한 전부인에게 소송당하기 직전이었고, 동물 사육 방식을 둘러싼 다툼으로 동물원장으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 가장 친한 친구와도 심하게 말다툼을 했다는 목격자의 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