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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제5023호) 입동, 사람 아닌 것들의 안부 궁금할 때

입 동                        - 이덕규      곡식 한 톨이라도     축내면 그만큼     사람이 굶는다      가을걷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빈손으로 떠난      오직 사람 아닌     것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 절기 입동(立冬)으로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섭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궁궐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임금이나 나이 많은 벼슬아치들에게 우유를 주었다고 하는데 이제 임금이 아니어도 우유를 맘껏 마실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한 처지일 것입니다. ▲ 입동에는 오직 사람..

「칠곡 옛 왜관성당」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경북 칠곡군에 있는 「칠곡 옛 왜관성당」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였다. ▲ 「칠곡 옛 왜관성당」 「칠곡 옛 왜관성당」은 1928년 가실본당(1924년 건립된 경상북도 첫 천주교 성당) 소속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건립된 건물로, 현재까지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으며, 높은 첨탑과 함께 반원 홍예문(아치) 모양의 창호 등이 성당 건축으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본당: 주임 신부가 상주하는 성당* 공소: 본당보다 작은 단위로, 주임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성당이나 그 구역 ▲ 「칠곡 옛 왜관성당」 뒤편 특히, 선교활동을 펼치던 독일 성 베네딕도회의 수도자들이 한국전쟁 기간 중 이곳에 피난을 와서 세운 ‘베네딕도수도원’이 오늘날의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국보 「원주 법천사터 지광국사탑」, 113년 만에 고향으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원주시(시장 원강수)와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의 복원 공사를 끝내고, 11월 12일 낮 11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광장(강원 원주시)에서 복원 기념식을 함께 연다.* 지광국사탑: 고려 승려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석탑으로,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빼어남. 이번 행사는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원래 자리였던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터에 다시 서는 것을 기념하고, 훼손되었던 탑의 보존처리와 복원의 성과를 알리는 뜻깊은 자리다. 식전 공연(창작음악극)을 시작으로, 본 행사인 제막식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딸림행사도 진행한다. ▲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내 복원이 완료된 「원주 ..

(얼레빗 제5022호) 119년 전 친일단체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

“~ 외국에 공사를 파견하여 국가 대표로 삼는 것은 국가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것인데, 그 이름과 지위가 허식에 지나지 않는 것이 무릇 얼마인가, 차라리 우방 정부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거하여 국권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 또한 폐하의 대권이 발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가운데 줄임) 수백 명 사상자를 내면서도 기필코 적은 공이나마 세워 동맹국에게 신의를 표하려 했던 계책이었다.” ▲ 일진회가 1907년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 때 남대문 앞에 세운 대형 홍예문(아치). '받들어 맞이한다.'라는 뜻의 '봉영(奉迎)'이라는 글씨와 함께 가운데에 일본왕실을 상징하는 사꾸라 무늬가 있다. 이는 119년 전인 1905년 내일(11월 6일) 친일 단체였던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입니다. 내용은 “일본의 지도를..

(얼레빗 제5021호) 제일 가는 명필, 궁중 서사상궁 이씨

한글 붓글씨체로 반포체와 궁체가 있습니다. ‘반포체(頒布體)’는 훈민정음 반포와 더불어 《동국정운(東國正韻, 1448)》이나 《월인석보(月印釋譜, 1459)》 같은 책에 처음으로 쓰인 글씨체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 글씨 꼴은 우리의 삶에서는 크게 쓰이지 않지만, 무덤 비문 같은 곳에 쓰이지요. 또한 ‘궁체(宮體)’는 반포체가 가진 단점인 ‘딱딱한 모양’ 대신 부드러운 모양으로 반흘림, 흘림, 정자의 3종류가 있습니다. 궁체라는 이름은 말처럼 궁중에서 쓰이고 발전한 서체입니다. 오늘(11월 3일)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는 신정왕후의 답장을 지밀내인이며, 서사상궁인 이씨가 수준 높은 궁체로 대신 쓴 가 출품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립한글박물관에는 효정왕후가 윤용구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가 있습니다. 이 ..

깨달음의 경지를 얻은 사람, [아라한] 사진전

▲ 강향숙  ▲ 김선화 :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 ▲ 김숙 춘천에서 발굴된 ▲ 우실 명상에 든 할아버지모습, 호랑이를 강아지처럼 ▲ 문정순 동네 할아버지들이 담소하는 듯한 모습  불교에서는 사람이 수행정진하여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4단계의 깨침이 있다고 한다. 그 깨달음의 4단계는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이라고 하는데 그 4단계의 깨침을 이룩한다면 비로소 부처의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에는 부처님도 '아라한'으로 불렸다고 한다.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높은 경지를 '아라한과'를 체득했다고 한다. 아라한은 보통 사람의 모습이나 그 깨달음의 경지가 높은 사람들이기에 절에가면 아라한들을 별도로 모신 전각이 있는데, 이를 '나한전'('阿羅漢殿'의 줄임말)..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56,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할말’과 ‘못할말’

‘할말’과 ‘못할말’은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올라야 마땅한 낱말이다. 왜냐하면 우리 겨레가 오래도록 입말로 널리 썼을 뿐만 아니라, 말살이의 종요로운 가늠으로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할말’과 ‘못할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다. 그것에 맞으면 ‘할말’이고, 어긋나면 ‘못할말’이다.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동아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얽히고설켜서 겨루고 다투고 싸우기 마련이다. 그런 겨룸과 다툼과 싸움에는 사랑과 미움이 또한 얽히고설키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서로 사랑하며 마음이 맞으면 모여서 어우러지고, 서로 미워하며 마음이 어긋나면 갈라서고 흩어진다. 이럴 때 사람의 한마디 말이 멀쩡하던 ..

(얼레빗 제5020호) 유지숙 명창, 황해도굿으로 기원과 덕담

마고 선녀에 천일주 늙지나 말자고 불로주요죽지나 말자고 불사주 달이나 밝다고 월광주요 날이나 맑다고 일광주이백의 기경 포도주요 뚝 떨어졌다고 낙화주삼월 하루 두견주요 이 아니 두나 좋을 소냐이 술 한 잔을 잡수시면 없는 자손은 생겨를 주고있는 자손은 수명 장수 재수나 소망도 생겨를 주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네. ▲ '함경도굿'을 부르는 유지숙 명창(사진, 김동국 작가 제공) 위는 서도에서 황해도굿을 할 때 부르는 노래 가운데 ‘술타령’ 일부입니다. 황해도굿은 황해도 무당들이 때를 맞아 신령께 만물 생성과 가을걷이에 감사드리고 마을 평안은 물론 각 가정 구성원의 무사태평, 무병장수, 부귀공명, 소원성취를 비손하는 무속적 의례로 이 가운데 「술타령」은 술을 신령에게 올리면서 장수와 재수를 비는 내용이지요. ..

세종시 ‘복합 커뮤니티 센터’가 ‘행복누림터’로 바뀝니다.

4년 전, 공공기관이나 언론이 사용하는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다듬기 위해 꾸려진 한글문화연대 말모이 모임이 '커뮤니티센터'의 쉬운 우리말을 논의하였고 그 결과, 커뮤니티센터'라는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로 '행복누림터'가 뽑혔습니다. 이후 한글문화연대에서 거세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결과, 최민호 세종시장이 개선을 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즐거운 소식을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 보기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1614540005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