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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부채질할 트럼프의 행정명령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가 실시하고 있던 행정명령 78개를 무력화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대통령이 정책을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효력을 갖는데, 미국 헌법 제2조의 '행정권은 대통령에게 속한다'라는 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행정명령은 주로 연방 정부기관의 운영을 지시하거나 기존 법률을 구체화하는 데 사용된다. 바이든 정부의 중요 정책들을 무력화시킨 트럼프의 행정명령 가운데는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포함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직후 성명을 통해 “파리기후협약은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강도질”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오염 물질을 마음대로 배출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 ..

국가무형유산 「자수장」 김영이ㆍ김영희 인정 예고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유산 「자수장(刺繡匠)」 보유자로 김영이(金榮二, 서울, 1953년생), 김영희(金永嬉, 서울, 1950년생) 씨를 인정 예고하였다. 국가무형유산 「자수장」은 여러 색깔의 실을 바늘에 꿰어 바탕천에 무늬를 수놓아 나타내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자수의 주요기법에는 돗자리의 표면처럼 촘촘하게 엮는 자릿수, 바늘땀의 모양새를 장단으로 교차되게 놓는 자련수(刺練繡), 면을 수평ㆍ수직ㆍ경사 방향으로 메워가는 평수(平繡) 등이 있다. ▲ 국가무형유산 「자수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영이 씨(왼쪽)와 김영희 씨 국가무형유산 「자수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영이, 김영희 씨는 각각 2008년과 2015년에 국가무형유산 「자수장」 전승교육사로 인정되어 전승..

(얼레빗 제5052호) 사백여 명의 일경과 싸운 김상옥 의사

102년 전(1923년) 오늘은 김상옥 의사가 천여 명의 일제 경찰을 상대로 싸우다 순국한 날입니다. 의사는 당시 일제 경찰력의 중심부이자 독립운동가 검거와 탄압의 상징이었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뒤 신출귀몰한 모습으로 경찰을 따돌립니다. 그 뒤 삼판동(오늘의 후암동)에서 일전을 치른 다음 또다시 포위망을 뚫고 효제동 동지의 집에 숨었습니다. 이후 의사의 은신처를 찾은 일경은 경기도 경찰부장의 지휘 아래 시내 4개 경찰서에서 차출한 사백여 명의 무장경찰을 동원하여 1월 22일 새벽 5시 반 무렵 김 의사가 숨은 집을 겹겹이 포위하였지요. 이에 김상옥 의사는 양손에 권총을 들고 인근 집들의 지붕을 타고 넘나들며 무장경찰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습니다. 조국독립의 염원을 담은 의사의 총구는 쉴 새 없이 불을..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

과거 도난이나 약탈, 거래, 선물 등 다양한 이유로 우리 땅을 떠나 있는 문화유산을 ‘국외소재문화유산’이라고 합니다. 2024년 1월 1일 기준, 약 24만여 점에 이르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세계 29개국 801곳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흩어져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협력해 국외소재문화유산의 현황 및 실태를 조사하고, 중요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국내로 되찾기 위한 환수 활동을 추진 중입니다. 2022년부터는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국외소재문화유산의 환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고종이 하사한 내탕금으로 사들였던 미국 워싱턴 D.C. 소재의 건물입니다. 1889년 2월부터 1905년 을사늑약 전까지 미국 주재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되며 한미관계를 위한 창구 역..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출판사 리뷰 1985년, 나라 전체가 실업과 빈곤에 허덕이며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 아일랜드의 한 소도시 뉴로스. 부유하진 않아도 먹고사는 데 부족함 없이 슬하에 다섯 딸을 두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꾸려가는 석탄 상인 ‘빌 펄롱’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뉴로스는 서서히 쇠락하는 중이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점점 길어지고,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가정집은 너나없이 냉골이라 외투를 입고 자는 사람도 있다. 펄롱은 이 스산한 풍경을 보며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모든 걸 잃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펄롱은 빈곤하게 태어나 일찍이 고아가 되었으나 어느 친절한 어른의 후원 아래 경제적 도움을 받았고, 그런 본인이 그저 ‘운’이 좋았음을 민감하게 자각하는 사람이다.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얼레빗 제5051호) 조선시대 외국어 학습서, 노걸대⋅첩해신어

예조에서 아뢰기를, "중국어를 배우는 것은 큰 나라를 대하는 데 있어 먼저 처리해야 할 요긴한 일이지만 책이 드물어 학자가 쉽게 얻어 보지 못하니, 청컨대 우선 《박통사(朴通事)》와 《노걸대(老乞大)》를 각각 1벌씩 황해도와 강원도에 나누어 보내어 판각하게 하고, 교서관(校書館)에 보내어 찍어서 널리 반포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이는 《세조실록》 세조 4년(1458년) 1월 19일 기록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외교관의 한 사람인 역관이 있어서 외국과 교역하고 소통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인 사역원(司譯院)에서는 4대 외국어인 중국어, 몽골어, 만주어, 일본어를 가르쳤고 외국어 학습교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조 4년 당시 외국어를 가르치는 책이 드물어 이에 대한 대책을 낸 모양입니..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11 - ‘먹거리’

'먹거리'라는 낱말이 한때 제법 쓰였으나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춘 듯하다. 한때 제법 쓰인 데에도 어느 한 분의 애태움이 있었고, 자취를 감춘 말미에도 어느 한 분의 걱정이 있었음을 나는 안다. 나처럼 이런 속내를 아는 사람은, 말이라는 것이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죽어 버린다는 통설을 곧이 믿기가 어려워진다. 말이라는 것이 더불어 쓰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약속으로 살아나기도 하고 죽어 버리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반드시 맨 처음에는 누군가가 씨앗을 뿌려야 하고 마침내 누군가가 싹을 자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나는 '먹거리'를 살리려 애태우던 분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그 분이 '먹거리'라는 낱말을 살리려고 애를 태우던 시절의 한 고비를 잘 알고 있다. 내가 대학에 있..

“아라리 빛나는 새벽녘, 온새미로 흐르는 가람 소리”

“아라리 빛나는 새벽녘, 온새미로 흐르는 가람 소리를 들으며 사르르 잠이 들었다.”이 문장은 어떤 뜻일까? 아라리, 온새미로, 가람, 사르르는 순우리말이다. 알기 쉽게 해석하면, "밝고 환하게 빛나는 새벽 무렵, 자연 그대로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부드럽게 잠이 들었다."는 뜻이다. ‘아라리’는 밝고 환하게 빛나는 상태를 뜻하고,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변함없이'라는 의미이다. ‘가람’은 강을 뜻하는 옛말이고, ‘사르르’는 부드럽고 가볍게 녹아들거나 스며드는 상태를 표현한다. 전체적으로 새벽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잠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리말의 어휘는 크게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로 분류된다. 각각의 어휘는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 언어의 정체성과 ..

광복 80돌 맞아 환수 문화유산 4종, 기념우표로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조해근)와 협업하여 오는 24일, 광복 80돌을 기념하고 자주독립의 값어치를 되새길 수 있는 환수 문화유산 4종을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로 발행한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환수 문화유산 기념우표 발행은 지난 2021년 두 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부처 사이 협업 사업이다. 이번에 기념우표로 발행되는 환수 문화유산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비롯하여 ‘한말 의병 관련 문서’, ‘대한제국 고종황제어새’, ‘척암선생문집책판’까지 모두 4종이다. 이 유산들은 대한민국의 자주독립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역사의 산물이라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고종이 하사한 내탕금으로 사들였던 미국 워싱턴 D.C. 소재의 건물로..

(얼레빗 제5050호) 처음 화약을 개발한 고려 후기 최무선

"적을 막는 도구는 염초(焰硝)보다 절실한 것이 없는데 성절사(조선시대 중국의 황제나 황후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내던 사절)나 천추사(조선시대 중국에 파견되는 사신)가 모두 무역하여 오지 못하였으니 매우 염려스럽다. 이번에 무역해 오는 사람들이 마음을 다해 주선하여 많이 무역하여 오면 그 정성을 가상하게 여겨 각별히 상을 주어 타인에게 권면이 되게 할 것이다. 이언광(李彦光)은 본 아문의 정직을 제수하고 최의홍(崔毅弘)은 알맞은 직위를 내려서 모두 예외로 우선 중국에 가서 염초를 사오게 하라.“ 이는 《광해군일기[정초본]》 24권, 광해 2년(1610년) 1월 16일 기록입니다. ‘염초’는 고려ㆍ조선시대에 사용하던 화약의 핵심 원료로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 심해지자, 나라에서는 이들의 배를 불태울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