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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제5049호) ‘~임에도 불구하고’라고 쓰면 안돼

요즈음 기사나 글을 보면 기자나 교수, 작가 같은 지식인들이 국어를 배웠나? 싶을 정도로 엉터리로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하면 될 것을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라고 씁니다. 여기서 ‘불구하고’는 일본말에서 가져온 것으로, 없으면 더 명확한 글이 되는데도 쓸데없이 붙이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에 위치하고 있다.”라고 씁니다. 하지만 여기서 ‘위치’는 뱀을 그리고서 있지도 않은 발을 그려 넣는 ‘사족(蛇足)’이 됩니다. 그저 “~에 있다.”라고 하면 되지요. ▲ 일본에서 건너온 ‘불구하고’는 필요없는 말이다.(그림 이무성 작가) 한 기관이 보내온 보도자료를 보면 “이외에도, 거주하다, 개최하다, 외부, 전했다, 게시한다, 휴관한다”와 같이 버릇처럼 한자말을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 이나가키 히데히로

01. 초강대국 미국을 만든 ‘악마의 식물’, 감자02. 인류의 식탁을 바꾼 새빨간 열매, 토마토03. 대항해시대를 연 ‘검은 욕망’, 후추04. 콜럼버스의 고뇌와 아시아의 열광, 고추05. 거대한 피라미드를 떠받친 약효, 양파06. 세계사를 바꾼 ‘두 전쟁’의 촉매제, 차07. 인류의 재앙 노예무역을 부른 달콤하고 위험한 맛, 사탕수수08. 산업혁명을 일으킨 식물, 목화09. 씨앗 한 톨에서 문명을 탄생시킨 인큐베이터, 볏과 식물. 밀10. 고대 국가의 탄생 기반이 된 작물, 벼11.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식물, 콩12.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 옥수수13. 인류 역사상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킨 욕망의 알뿌리, 튤립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위대한 식물 ..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10 - ‘말씀’

《표준국어대사전》은 '말씀'에다 "남의 말을 높여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와 "자기의 말을 낮추어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함께 달아 놓았다. 그러면서 뒤쪽 풀이의 보기로 "말씀을 올리다."와 "말씀을 드리다."를 들었다. 《우리말큰사전》과 《조선말대사전》도 두 가지 풀이를 함께 달아 놓았지만, 뒤쪽 풀이를 《표준국어대사전》과는 달리 "상대방을 높이어 자기의 말을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풀이의 보기는 역시 "말씀을 올리다."와 "말씀을 드리다."를 들어 놓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말씀'이란 '남의 말'일 적에는 높여 이르는 것이 되고, '자기 말'일 적에는 낮추어 이르는 것이 된다. 같은 '말씀'이라도 남이 쓰면 '높임말'이 되지만, 자기가 쓰면 '낮춤말'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얼레빗 제5048호) 임진왜란 전에 사대부가들이 입던 중치막

경북 문경에 있는 ‘문경옛길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이 있습니다. 이 유물은 지난 2006년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 있는 전주최씨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최진(崔縝)과 그 부인, 그리고 후손으로 추정되는 3기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은 중치막, 액주름(겨드랑이 아래 주름이 잡혀 있는 곧은 깃의 옷), 족두리형 여모, 저고리, 바지 등 모두 65점이지요. 특히 ‘중치막(中致莫)’과 ‘족두리형 여모(女帽)’는 지금까지 발굴된 출토복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치막은 사대부가 사람들이 나들이할 때 입던 옆트임이 있는 곧은 깃의 도포(袍)로,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의 것이었으나 이 중치막은 임진왜란 전 것이라는 점에서 이 시기 복식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

(얼레빗 제5047호) 정조임금, 백성이 근본이라 생각했다

“지금 해가 새로 바뀌어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양기가 돌아와 만물이 화기를 머금고 있는 이때 만백성을 위해 자나 깨나 말없이 축원하는 것은 농사가 잘되라는 것이다. (가운데 줄임) 세자는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도 나라의 근본이며 백성이 편안해야만 나라가 편안한 법이다. 이것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이치로서 혼연일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라의 영원한 운명을 비손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는 《정조실록》 32권, 정조 15년(1791) 1월 1일 치 기록으로 정조 임금은 “백성이 편해야 나라가 편하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어서 정조는 “농사철을 빼앗지 말고 생업을 흔들지 말며 수시로 살펴서 도와주는 것은 지방관의 직분이고, 볕이 나야 할 때는 볕이 나고 비가 와야 할 때..

올바른 우리말 표현, 알쏭달쏭 한국어 -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명령형 어미인 '-세요'를 형용사에 붙여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은 '갈음하다'입니다.'가름하다'는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한다'는 뜻입니다.  '틈이 날 때마다'를 나타내는 말은 '틈틈이'입니다.'곰곰이, 씀씀이, 찜찜이', '꼼꼼히, 늠름히, 촘촘히, 캄캄히'처럼 '-이'와 '-히'를 잘 구분해서 쓰세요.  '명절이나 생일 따위를 맞이하여 지내다'를 뜻하는 말은 '쇠다'입니다.'쇠다'는 '쇄라(쇠어라), 쇄요(쇠어요), 쇘다(쇠었다)'와 같이 씁니다.

(얼레빗 제5046호) 물난리는 물론 천둥만 쳐도 자책했던 임금

영남 백성의 일을 봉명사신(奉命使臣, 임금의 명을 받드는 신하)인 승선(承宣)에게 자세히 물은 뒤 연석(筵席, 신하가 임금의 자문에 응답하던 자리)을 물러 나와 촛불을 켜고는 관상감이 올린 상소를 보고서야 비로소 희미하게 천둥소리가 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끊임없이 천지신명에 답하는 정성을 간직하고 있었던들 놀라운 천재지변이 신하를 접견하는 때에 있었다 하더라도 어찌 혹시라도 듣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가운데 줄임) 이렇듯 듣고서도 듣지 못하다니 공경하는 마음을 제대로 지니지 못한 나 자신을 살펴볼 때 모든 조처와 행동에 있어 이르는 곳마다 법도에 맞지 않음을 더욱 알겠다.“ 이는 《정조실록》 49권, 정조 22년(1798년) 10월 5일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천둥소리가 나자 정조 임금은 나라에 변..

위너(2권) - 프레드릭 배크만

책소개 스웨덴 북부의 두 작은 마을 베어타운과 헤드. 사방을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는 거라곤 숲과 호수뿐인 데다, 인구와 일자리는 줄어들고 집값도 떨어지는 곳이다. 여러모로 쇠락해 가는 마을이지만 이곳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다름이 아닌 스포츠, 그것도 아이스하키다. 두 마을의 주민은 아이스하키에 온 희망을 걸었다. 어른들은 오래된 하키 경기 중계를 반복해서 보고 아이들은 얼음이 얼기만 하면 삼삼오오 모여서 하키 경기를 한다. 그중 실력이 뛰어난 아이는 곧 프로 선수가 되어 마을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다. 그리고 베어타운과 헤드에서는 서로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유일한 기쁨이다. 모든 경기에서 이겨도 서로와의 경기에서 지면 실패한 시즌으로 여긴다. 상대 마을에 패배를 안겨주고 지옥을 맛보여야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