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14

(얼레빗 제4828호) 나와서는 안 될 유물 <천마도> 공개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7월 16일(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천마, 다시 만나다」를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기 천마총 발굴단장은 “‘아차! 나와서는 안 될 유물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라고 1973년 발굴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천마도는, 하늘로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백마처럼 보이는 말 그림입니다. 말다래는 말의 발굽에서 튀는 흙을 막기 위해 안장 밑으로 늘어뜨리는 판이지요. ▲ 천마총에서 발굴된 천마도가 그려진 국보 신라의 예술혼이 즈믄해(천년)의 긴 세월 동안 암흑 속에서 살아있었던 세계적 유물 천마도. 김정기 단장은 유기물로 된 유물이 햇빛에 노출돼 미세한 가루로 변하여 감쪽같이..

일반우표 발행

2022년 현재 국내 통상우편 기본요금은 430원, 통상우편 규격 외 요금은 520원이고, 등기우편 기본요금은 통상우편 요금에 가산하여 2,530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작년에 이어 새로운 디자인의 일반우표 2종(1000원, 2530원)을 발행합니다. 1,000원권으로 제작된 우표에서는 한국의 목관악기 대금을 볼 수 있습니다. 전통 관악기 중 가로로 뉘어 부는 악기를 가로저(횡적)라고 하는데, 대금은 가로저를 대표하는 악기로 젓대라고도 부릅니다. 국악의 독주나 합주, 반주 등에 두루 쓰이는 대금은 현대 창작곡과 퓨전 음악을 연주할 때도 자주 사용되는 매우 대중적인 악기입니다. 대금은 음악의 갈래에 따라 정악에 쓰이는 정악대금과 민속악에 두루 쓰이는 산조대금(시나위젓대)으로 구분합니다. 정악..

밥사발도 황금으로 만들어 먹던 신라인들

밥사발도 황금으로 만들어 먹던 신라인들 신라는 삼국 가운데 가장 화려한 황금문화를 꽃피운 나라였습니다. 8세기에 나온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日本書紀)』는 신라를 ‘눈부신 금은(金銀)의 나라’라고 기록했으며, 또한 966년 아랍의 지리학자 마크디시(Al-Maqdisi)는 “신라에서는 집을 비단과 금실로 수놓은 천으로 단장한다. 밥을 먹을 때도 금으로 만든 그릇을 사용한다”라고 했습니다. 신라에서 금이 처음 등장한 때는 4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신라는 김씨(金氏)가 왕위를 세습하고, ‘마립간’이라는 왕호(王號)를 사용했으며, 고구려의 도움을 받아 전진(前秦)에 사신을 파견하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5세기부터 6세기 전반까지 약 150년을 신라 황금문화의 전성기로 보는데, 이 기간에 ..

신라 때 달걀을 넣어두었던 장군

신라 때 달걀을 넣어두었던 장군 ‘장군’이란 오지그릇 중두리를 뉘어놓은 모양으로 한쪽 마구리는 평평하고 다른 한쪽 마구리는 둥그런 모양이며 배때기에 좁은 아가리가 나 있는 그릇입니다. 장군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큰 것은 지름 30cm, 길이 60cm 정도로 곡식이 서 말이 들어가며, 작은 것은 한 말들이도 있습니다. 사기로 조그맣게 만든 것에는 물이나 술, 간장 등을 넣어 날랐으며, 질그릇으로 크게 구워 만든 것에는 오줌을 담아 지게로 운반했지요. 이를 오줌장군·오줌추마리(경상남도 창녕)·소매장군(전라남도 보성)·장군(전라남도 보성·구례, 강원도 강릉)이라고 합니다. 나뭇조각으로 통을 메우듯이 짜서 만든 나무장군은 공사장에서 물을 져 나르는 데 썼고요. 그런데 크기가 작은 장군도 있습니다. 지름은 약..

신라인의 삶과 철학이 담긴 토우장식 항아리

신라인의 삶과 철학이 담긴 토우장식 항아리 ‘토우土偶’란 ‘흙으로 만든 인형’이라는 뜻으로 어떤 형태나 동물을 본떠서 만든 토기를 말합니다. 이러한 토우는 생산과 풍요, 귀신을 물리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토우를 주술적 의미로, 무덤에 주검과 함께 넣는 껴묻거리(부장품)로 만들었습니다. 동물의 뼈나 뿔, 나무, 짚이나 풀로 만들기도 하지만, 많은 수가 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토우’라고 표현하지요.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국보 제195호 ‘토우장식목긴항아리土偶裝飾長頭壺’는 2점인데 계림로 30호 무덤에서 출토한 목항아리는 높이 34cm, 아가리 지름 22.4cm이고, 노동동 11호 무덤에서 출토한 목항아리는 높이 40.5cm, 아가리 지름 25.5cm입니다. 아쉽게도 항아리의 주둥..

신라 사람들, 여러 사람 코 때리기

신라 사람들, 여러 사람 코 때리기 ‘여러 사람 코 때리기衆人打鼻’, 술잔 비우고 크게 웃기飮盡大笑‘, ’얼굴 간지럼을 태워도 참기‘, 이게 뭘까요? 아이들 놀이의 하나? 아닙니다. 신라 사람들이 했던 나무주사위 놀이의 벌칙입니다. 신라 사람들은 나무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면에 적힌 벌칙을 따르는 놀이를 했는데 그 벌칙들이 재미 있습니다. 요즘의 ’러브샷‘처럼 팔을 구부리고 술을 마시는 ’곡비즉진曲臂則盡‘도 있지요. 모두 해학과 웃음이 넘쳤던 신라 사람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 나무주사위 곧 주령구酒令具는 1975년 경주 안압지(월지)를 발굴하던 중 연못 바닥의 갯벌 속에서 발견된 유물로 정사각형 면이 6개, 육각형 면이 8개인 14면체입니다. 『안압지 발굴조사보고서』(1978년)에 보면 남북국시대(통일..

(얼레빗 4550호) 성덕대왕신종 소리 체험하러 가볼까?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돌을 맞아 지난 2월 8일(월)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일반 공개했습니다. 봉덕사종, 에밀레종이라고도 부르는 ‘성덕대왕신종’은 경덕왕이 아버지인 성덕왕의 공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종을 만들고자 하였으나 완성은 혜공왕 때인 771년에 이루어졌지요. ▲ 성덕대왕 신종 전시 모습 이 종은 맨 처음 봉덕사에 걸려있었지만, 영묘사로 옮겼다가 1915년엔 박물관으로 옮겼는데 국립경주박물관이 신축 이전함에 따라 이 종도 박물관 경내로 이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큰 종으로 제작 연대가 확실하고 각 부의 양식이 풍요롭고 화려할뿐더러 종은 장중하면서도 맑은소리와 유난히 길고 신비스러운 소리..

(얼레빗 4484호)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 공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12월 8일부터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 제318호)’ 실물을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3실에서 상설 전시합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발견 직후 8일 동안의 특별공개와 단기간의 특별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잠시 선보인 적 있었지만, 이후에는 복제품으로만 공개하였습니다. 실물이 상설전시를 통해 전시되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입니다. ▲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 전면(왼쪽), 비문 확대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2009년 5월 포항시 흥해읍 중성리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한 시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 비는 모양이 일정치 않으며, 12행 20자로 모두 203자의 비문이 오목새김(음각)되어 있는데 위쪽 일부와..

(얼레빗 4476호) 거북 몸통, 용 머리 모양 보물 주전자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용은 여러 문화에서 발견되는데 우리에겐 친숙하거나 존경스러운 초월자로서 나타납니다. 하지만 어떤 민족에게선 혐오와 공포의 상징인 악마로서 나타나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거북은 상상의 동물인 용과 달리 세상에 실재하는 동물입니다. 그 거북은 장수를 상징하여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꼽히지요. 그런데 그 용과 거북을 합쳐놓은 상상의 동물은 무엇일까요?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636호 “서수모양 주전자”가 있습니다. 바로 몸통은 거북, 머리와 꼬리는 용의 모양을 한 주전자입니다. 높이 14cm, 길이 13.5㎝, 밑지름 5.5㎝인 이 주전자는 경주시 미추왕릉지구에서 출토된 것이지요. 흡사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四神圖)에 나오는 현무(玄武)를 연상시키고 있어 무덤을 지키기 위한 특..

일반우표(2,480원) 발행

2020년 7월 1일부터 국내 통상우편 등기취급 수수료가 1,800원에서 2,100원으로 300원 인상됨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새로운 일반우표 2,480원 권을 2020년 9월 23일에 발행합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우표에는 국보 제275호로 지정된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이 그려져 있습니다.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은 나팔 모양의 굽다리 위에 직사각형을 설치하고, 그 위에 말 탄 무사를 형상화한 토기입니다. 높이 23.2cm, 폭 14.7cm, 밑 지름 9.2cm의 형체로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말의 몸통에는 직사각형의 판을 엮어 만든 말 갑옷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고, 등에는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무사가 앉아있습니다. 무사의 전체적인 모습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오른손에는 창을 쥐고 왼손에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