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 이영도 사흘 안 끓여도 솥이 하마 녹슬었나 보리누름 철은 해도 어이 이리 긴고 감꽃만 줍던 아이가 몰래 솥을 열어보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여덟째로 ‘소만(小滿)’이다. 소만이라고 한 것은 이 무렵에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차기[滿] 때문인데 이때는 이른 모내기를 하며, 여러 가지 밭작물을 심는다. 소만에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 먹고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별미다. 이때 특별한 풍경은 온 천지가 푸르름으로 뒤덮이는 대신 대나무만큼은 ‘죽추(竹秋)’라 하여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죽추(竹秋)”란 대나무가 새롭게 생기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느라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