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199

[노래에서 길을 찾다]13-오늘도 사랑해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오늘도 사랑해'입니다. 이 노래는 '공주의 남자'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최갑원 님의 노랫말에 김도훈 님이 가락을 붙이셨고 백지영 님이 불렀습니다. 저는 안 봐서 잘 모르는데 찾아 봤더니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슬픈 사랑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지난일(역사)을 배울 때 다들 들어 보셨을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많이 흘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노랫말을 봐도 안타까운 사랑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만질 수가 없고 그 뒤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어서 슬프고 늘 그늘진 곳에서 그늘진 얼굴로 운다는 것입니다. 뒤에 있기 싫고 옆에 있고 싶은 마음과 그런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

[토박이말 살리기]1-58 독장수셈

여느 해보다 늦게 찾아온 오란비(장마)가 다음 이레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 바로 아제(내일)부터 동이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이말은 '독장수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을 하거나 헛수고로 애만 씀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실현성이 전혀 없는 허황된 셈이나 헛수고로 애만 쓰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 100평 밭에 고추를 심으면 얼마를 수확해야 한다는 식의 독장수셈을 하면 농약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앞의 풀이도 거의 비슷하고 뒤에 나오는 "옹기장수가 길에서 독을 쓰고 자다가 꿈에 큰 부자가 되..

[토박이말 살리기]1-57 도련

온여름달(6월)이 끝나고 더위달(7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고 저는 땀과 더욱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도련'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저고리나 두루마기 자락의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어머니는 저고리 도련을 잡아당겨 매무새를 가다듬으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그녀의 짧은 저고리 도련의 밑으로 늘어진 빨간 댕기가 춤을 춘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풀이를 견주어 보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맨 밑'을 더한 것 말고는 거의 같은데 이게 있으니 뜻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보기를 보시면 알겠지..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 실거위 붙어살이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5쪽부터 5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5쪽 둘째 줄에 있는 “찬물이나 날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자.”에서 ‘음식’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날-’은 오늘날에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고기’를 이야기할 때 ‘생고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날고기’라는 뜻이니까 ‘날고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56쪽에도 ‘날고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벌레는 거의 다 음식물에서 오는 것이다.”도 ‘기생하다’와 ‘음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

[토박이말 찾기 놀이]1-10

내가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두고 마음을 쓰고 아파하거나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일에 마음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마음을 다잡곤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땅이름갈모임 말나눔잔치(지명학회 학술발표회)에 함께했습니다.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누리(온라인)모임을 했는데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땅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더 나아가 그런 날을 앞당기려면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여는 것이 먼저라는 데까지 뜻이 모아질 수..

[노래에서 길을 찾다]12- 발밤발밤

옆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쪽만 보고 달려온 제 삶을 다른 분께서 외길삶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좀 열없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마음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해가 넘도록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고 오늘의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 '발밤발밤'은 바로 앞에 들려 드렸던 '바람꽃'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이어서 듣게 된 노래입니다. '바람꽃'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이며 정영 님이 쓰신 노랫말에 이시우, 조윤정 두 분이 가락을 붙이시고 홍광호 님이 부르셨답니다. '..

[토박이말 살리기]한바람, 작달비, 큰물

엊그제 밤에 벼락과 함께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처럼 짧은 동안 비가 많이 내리는 일이 앞으로 잦을 것입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곳곳에 ‘태풍’ 때문에 ‘폭우’가 내려 ‘홍수’로 하천이 ‘범람’을 하는 바람에 건물이 ‘침수’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지요. ‘뉴스’에서 자주 듣다보니 어른들에게는 눈과 귀에 익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 말을 얼른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아마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 가운데 잘 모르시는 분들도 더러 계실 것입니다. 그런 말을 갈음할 수 있는 토박이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슬프고 알고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앞으로 자주 듣게 될 ‘태풍’, ‘폭우’, ‘홍수’ 같..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3-우리는 나를 이김으로써...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 뒤낮(오후) 소나기가 올 거라고 하더니 참말로 소나기가 내렸지. 그리고 내가 집에 갈 동안에는 해도 났었는데 저녁에 벼락과 함께 비가 올 거라고 하더니 어김없이 그렇게 비가 주룩주룩 내렸지. 그걸 보면서 날씨 알림이 마치 다맞힘이(점쟁이) 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우리는 나를 이김으로써 스스로를 나아지게 한다. 나와의 싸움은 언제든 있기 마련이고 그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야. 이 말씀은 잉글랜드(영국)에서 지나간 일들을 깨치는 일을 하신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 님께서 남기셨다고 해. 어려운 쪽보다는 쉬운 쪽으로 가려는 나, 울퉁불퉁 꼬불꼬불 거친 길보다는 반반하고 곧으며 부드러운 길로 가려는 나와의 싸움이 그리 가든한 것은 아니지. 하지만 ..

[토박이말 살리기]1-56 도다녀가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다."는 말도 아이를 키워 본 어버이들은 온몸으로 느끼셨을 테지만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날씨도 더운데 그 생각을 하니 더 더워서 꼬꼬들 물을 챙겨 주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도다녀가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왔다가 머무를 사이 없이 빨리 돌아가다.'라고 풀이를 하고 "할머니가 어제 여기에 도다녀가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어떤 곳에) 왔다가 지체 없이 빨리 돌아가다.'로 풀이를 하고 "부장님이 어제 이곳에 도다녀가고 게다가 밤을 새웠으니 곤하지 않겠어?"를 보기월로 보였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있는 '지체 없이'..

[토박이말 살리기]1-55 데설궂다

누리를 바꾸겠다든지 나라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나를 먼저 바꾸라는 말이 문득 제 마음을 울리는 요즘입니다. 많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렇다고 적다고 할 수 없는 분들이 저와 뜻을 함께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리라 다짐을 해 봅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데설궂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성질이 털털하고 걸걸하여 꼼꼼하지 못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저 아이는 성격이 데설궂어 터진 옷을 며칠째 입고 다닌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성질이 털털하여 꼼꼼하지 못하다.'라고 풀이를 한 다음 "그 애가 데설궂어서 제 아낙한테도 마구 굴까 봐 걱정이란 말이요."를 보기로 들고 있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