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96

‘로컬택트’는 ‘지역 울타리 활동’으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로컬택트’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지역 울타리 활동’을 선정했다. ‘로컬택트’는 지역이나 마을 공동체 단위로 관계를 형성하며 소통, 활동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로컬택트’의 대체어로 ‘지역 울타리 활동’을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문법 범주(2)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시제, 상, 양태를 살펴본다. 한국어의 주요 문법 범주 개수를 독자가 기억하기 좋도록 ‘셋째’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셋째, 시제(tense)는 어떤 사건이나 상태가 시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인류 모두의 머릿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관념이 다 있지만, 그것을 문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언어마다 다르다. 구별되는 시제가 없는 언어, 구별되는 시제가 2개인 언어, 구별되는 시제가 3개인 언어가 있는데, 우리말은 학교 문법에서 3개의 시제, 곧 과거 시제, 현재 시제, 미래 시제가 있는 언어로 설명한다. (1)에서 말하고 있는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읽었다’는 과거의 일이고 ‘읽는다’는 현재의 일이며 ‘읽겠다’는 미래의 일이다. 그러한 시간적 ..

문법 범주(1)

자, 이제 문법을 문장 단위로 확장하면서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용어에 대해 살펴볼 때가 되었다. 어떤 대상을 설명하는 데에는 크게 구조적 설명과 기능적 설명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가령 휴대폰에 대해 설명을 한다고 할 때, 휴대폰의 물리적 구성품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설명할 수도 있고,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설명할 수도 있다.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문장 이하의 단위들이 물리적으로 어떤 구조로 결합되어 있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고, 문장에 어떤 문법적 기능이 들어 있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 휴대폰의 기능을 잘 아는 것이 휴대폰의 구조를 잘 아는 것보다 더 유용한 것처럼 문장의 경우도 보통 구조보다는 기능을 아는 것이 더 유용하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문장을 기능 면에서 살펴볼 때 사용되는 문법..

어미의 종류(1)

이번 호에서는 조사와 함께 우리말의 대표적인 문법 형태소라고 할 수 있는 어미(語尾)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아래 예문을 보자. (1)에서 동사 ‘먹-’의 활용 어미를 떼어 낸 것이 (2)에 보인 ‘-았/었-, -지만, -다’이다. 이 3개를 두 종류로 나누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형태를 보면 ‘-았/었-’과 ‘-지만, -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었-’은 앞뒤에 다른 말이 오지만, ‘-지만’과 ‘-다’는 앞에만 다른 말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1)의 ‘불었다’에서 ‘-었-’ 앞에는 ‘불-’이 있고 뒤에는 ‘-다’가 있지만, ‘-다’ 뒤에는 아무것도 없고 앞에만 ‘-었-’이 있다. 즉 ‘-지만’과 ‘-다’는 단어의 맨 마지막에 오는 어미이고, ‘-았/었-’은 그 앞에 오..

‘스몰 라이선스’는 ‘소규모 인허가’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스몰 라이선스’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소규모 인허가’를 선정했다. ‘스몰 라이선스’는 행정상의 인허가 단위를 세분화해 특정 업무에 대해서만 간소하게 인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스몰 라이선스’의 대체어로 ‘소규모 인허가’를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

국어학의 다양한 분야

연재의 첫 번째 글에서 ‘문법’이 의미하는 바를 매우 간략한 수준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 글에서는 독자를 위해 문법을 넓은 개념과 좁은 개념으로만 나누어 이분법으로 설명하였으나, 사실 문법은 좀 더 다층적이다. 앞으로 선보일 글들의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문법 개념의 다층성을 이해하고 그와 관련된 용어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문법 개념의 다층성을 설명하기 전에 ‘문법’이라는 말의 중의성을 알 필요가 있다. 문법은 언어에 내재한 규칙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그 규칙을 이론화하여 기술해 놓은 설명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뒤엣것을 ‘문법론’이라고 ‘-론(論)’을 붙여 용어를 구별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위의 (1)~(4)의 개념 설명에서 모두 맨 마지막에 ‘혹은 그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것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