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내가 예쁜 생각 한 번씩 할 적마다 예쁜 꽃잎이 하나씩 돋아난다지 내가 고운 말 한 번씩 할 적마다 고운 잎사귀가 하나씩 돋아난다고 꽃나무들이 나를 보고 환히 웃어 나도 꽃이 되기로 했지 나도 잎이 되기로 했지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21
꽃과 나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히 웃어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20
새에게 네가 산에 있으면 산에 가고 싶고 바다에 있으면 바다에 가고 싶고 네 목소리를 들으면 삶에 대한 그리움이 절로 살아난단다 네 날개를 보면 하늘로 가고 싶단다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 숨길 수 없어 나도 이름을 '새'로 바꾸었단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9
꽃이 진 자리에 살구꽃이 진 자리에 푸른 잎이 돋더니 이어서 살구열매 앙증스럽게 달리기 시작하고 매화가 진 자리에 푸른 잎이 돋더니 이어서 매실이 어여쁘게 달리기 시작하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여러 번 눈으로 보았지만 오늘은 왜 이리 새로운지 왜 이리 놀라운지 나무 아래서 떠날 줄을 모르..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8
사랑의 사계절 봄에는 연둣빛 새싹을 닮은 쉼표의 설렘으로 여름에는 소나기를 닮은 감탄사의 열정으로 가을에는 산바람을 닮은 말없음표의 감동으로 겨울에는 하얀 눈을 닮은 물음표의 기도로…… 사랑은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계절로 상징적인 암호로 나를 행복하게 하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5
잠과 사랑 잠을 자고 또 자도 자야 할 잠이 아직도 남아 있듯이 사랑하고 또 사랑해도 해야 할 사랑이 많이 남아 있네요 참 신기하지요? 되풀이되는 놀라움으로 늘 행복하세요!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4
큰 눈으로 '안경 벗으시니 생각보단 눈이 크시네요?!' 누군가 나에게 건넨 이 말을 다시 기억하며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내가 나에게 빙긋 웃어줍니다 눈이 크다는 말이 왜 이리 반가운지! 내가 큰 사람이 된 것처럼 어깨까지 으쓱해집니다 나의 눈을 들여다보며 다짐합니다 큰 눈으로 세상을 보세요..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2
책방에서 들어서면 한꺼번에 쏟아지는 사색의 빛 고요한 환희 가만히 서서 책들의 제목만 먼저 읽어도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나눔이 시작됩니다 종이 안에 새겨진 삶의 이야기 사람들의 꿈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가는 곳마다 나를 따라오는 충실한 사랑이여 책의 향기여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11
시간의 선물 내가 살아 있기에 새롭게 만나는 시간의 얼굴 오늘도 나와 함께 일어나 초록빛 새옷을 입고 활짝 웃고 있네요 하루를 시작하며 세수하는 나의 얼굴 위에도 아침 인사를 나누는 식구들의 목소리에도 길을 나서는 나의 신발 위에도 시간은 가만히 앉아 어서 사랑하라고 나를 재촉하네요 살..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07
나의 섬에는 꽃섬에는 꽃들이 많고 바위섬에는 바위들이 많고 조개섬에는 조개들이 많고 내 마음의 섬에는 고운 시들이 많지 별과 달과 구름을 닮은 다양한 언어들이 계절따라 피어나지 이렇게 섬에서 혼자 행복해도 되는 것일까?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