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간은 오늘도 시간은 빛나는 선물입니다 녹슬지 않게 갈고닦아야 할 보물입니다 시계 위에만 있지 않고 종소리에만 있지 않고 내 마음 깊은 곳에 강물로 흐르는 시간 내가 걷는 길 위에 별로 뜨는 시간 소중히 안아야만 선물로 살아오는 시간 오늘도 행복 하나 나에게 건네주고 싶어 빙긋이 웃..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05
집으로 가는 길 누구나 가는 길 함께 가면 가깝고 혼자 가면 더욱 먼 길 가족들이 모여서 불을 밝히고 기다리는 집 나에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가족이었지요 가족들이 너무 많아 때로는 쓸쓸하였지요 불빛도 잘 보이지 않았지요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은 늘 행복하다고 집 없어서 집이 많은 나는 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3.04
누나 초등학교 시절 시골집에 놀러 갔을 때 두 살 아래의 사촌 남동생이 나에게 처음으로 "누나!" 하고 불렀을 때 하늘과 햇빛이 눈부셨다 서로 다른 길을 가며 오랜 세월 속에 묻혀 있던 그 말 "누나 건강하신지요? 걱정이 되어서요" 수십 년 만에 안부를 들으니 다시 가슴이 뛴다 언니하곤 또 ..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28
작은 기쁨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 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 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25
아름다운 모습 친구의 이야기를 아주 유심히 들어주며 까르르 웃는 이의 모습 동그랗게 둘러앉아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열심히 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 어떤 모임에서 필요한 것 챙겨놓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이의 겸허한 뒷모습 좋은 책을 읽다가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을 그으며 뜻깊은 미소를 ..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22
새해 마음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줍니다 일 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듯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21
담 안에서 온 편지 '수녀님이 보내주신 성탄 카드에 붙인 별 스티커에 우리 방 사람들 모두 환호하며 그 별 하나씩 떼어 가졌답니다' 이 구절에 감동받은 나는 다시 별 스티커와 향기 나는 우표를 들고 면회를 갔지만 다는 만날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아주 작은 것에도 우린 서로 감사하며 삽니다 서로의 죄..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19
엄마를 부르는 동안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18
고마운 기쁨 적당히 숨기려 해도 자꾸만 웃음으로 삐져나오네 억지로 찾지 않아도 이제는 내 안에 뿌리박힌 그대 어디에 있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내가 부르기만 하면 얼른 달려와 날개를 달아주는 얼굴 없는 나의 천사 고마운 기쁨이여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14
환청 '왜 이제 왔어?' 나를 기다리다 지쳐서 울먹이는 친구의 목소리 하늘나라에 가서도 신호를 보내는 내 어머니의 밭은기침 소리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침 낮 저녁 밤 허공을 가르고 들려오는 수녀들의 기도소리 여럿이서 똑같은 한 목소리의 탄식소리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