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에서 1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지만 당신을 깊이 사랑합니다 생명을 낳고 키우고 익히는 어머니 땅이여 가장 어질고 정직한 흙의 향기여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25
우정일기 1 네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올려다보는 것이 나의 기도였단다 날마다 우체국에 가서 너에게 편지를 부치는 것이 나의 일과였단다 기차를 타고 너를 보러 가는 기다림의 세월 모여 기쁨이 되었단다 어제도 보고 싶었고 오늘도 보고 싶고 내일도 보고 싶을 그리운 친구야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24
첫눈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하늘만 보아도 배고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23
겨울 연가 함박눈 평펑 내리는 날 네가 있는 곳에도 눈이 오는지 궁금해 창문을 열어본다 너를 향한 너의 그리움도 쏟아지는 함박눈이다 얼어붙는 솜사탕이다 와아! 하루 종일 눈꽃 속에 묻혀가는 나의 감탄사 어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7
보슬비처럼 내 고집에 한풀 꺽인 하느님의 사랑처럼 조용조용 소근소근 내리는 비 나도 누구를 사랑할 땐 보슬비처럼 마음이 더 고요하고 약해져야겠다 고와져야겠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6
무지개 뜨던 날 쌍무지개 뜬 하늘을 하도 오래 올려다보니 고개가 아프네 사라지고 나서도 잊을 수 없어 만나는 이들에게 '무지개 떴다' 이야길 하면 그 사람의 얼굴에도 무지개가 떴지 빨주노초파남보 …… 곱고 환한 그 빛깔로 오늘을 살면 내일로도 이어지겠지 무지개는 사랑과 기도로 이어지는 길고..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5
가을 하늘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살아 있기에 다시 보는 저 푸른 하늘 하느님의 사랑 성모님의 눈물 새들의 노래 흰 구름의 시 저기 다 있네 아름답고 아름답다 충분하고 충분하다 저리 눈부신 은혜의 하늘 투명한 기도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2
새는 나에게 새는 나에게 제일 먼저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지 나서지 않고도 사랑하는 법을 뒤에 숨어서도 위로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지 내가 힘들 때면 언제나 새를 부른다 산에서도 날아오고 들에서도 날아오고 내 마음속에서도 날아오는 희망의 새 새가 있어 세상은 낯설지 않은 나의 집이 되..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1
푸른 기도 하늘이 높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높아져서 하늘 안으로 쏙 들어가고 싶네 바다가 넓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넓어져서 수평선 끝까지 춤을 추며 걷고 싶네 산이 깊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깊어져서 나무 향기 가득한 산속에 그대로 묻히고 싶네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10
입춘 꽃술이 떨리는 매화의 향기 속에 어서 일어나세요, 봄 들새들이 아직은 조심스레 지저귀는 나의 정원에도 바람 속에 살짝 웃음을 키우는 나의 마음에도 어서 들어오세요, 봄 살아 있는 모든 것들 다시 사랑하라 외치며 즐겁게 달려오세요, 봄 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2019.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