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 오글보글 여름이라는 말은 ‘너름→녀름→여름’의 변천사를 겪었다고 한다. 너름의 어근은 ‘널’인데, 이는 ‘날(日)’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이다. 여름을 뜻하는 일본말 나쓰(natsu), 태양(太陽)을 뜻하는 몽골말 나라(nara) 역시 ‘날’이라는 어근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여름은 날, 즉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13
146 – 불땀 불에서 나오는 뜨거운 기운을 불기운이나 불김이라고 한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은 살아 있는 불이라는 뜻에서 산불, 꽃처럼 아름답다는 뜻에서 꽃불이라고 한다. 활짝 피어 이글이글 타는 숯불이나 장작불은 잉걸불인데, 한참 타오르는 숯덩이는 불잉걸이나 불등걸이라고 한다. 알불은..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12
145 – 말밑 지은이가 치른 대학입시의 마지막 관문은 면접이었다. 내 차례가 되어 잔뜩 긴장해 교수님들 앞에 앉았는데 질문이 떨어졌다. “자네, 좌우명이 뭔가?” 그런 게 있을 턱이 없는 나는 순간 망설였다. 사실대로 없다고 말하면 점수를 깎일 것이 분명할 터, 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11
144 – 모꼬지 모꼬지나 동아리, 새내기 같은 말들은 지은이가 대학에 다니던 20여 년 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던 말들이다. 그러나 20여 년의 세월 동안 사람들이 자꾸 쓰다 보니 이제는 엠티, 서클, 신입생 같은 말들을 밀어내고 ‘동급최강(同級最强)’이 된 것이다. 잊혀져 사전 속에나 남아 있는 토..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10
143 – 이무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크기로 말한다”는 카피를 내세웠던 고질라의 크기는 몸뚱이의 길이가 121m, 꼬리는 78m, 입의 너비는 9m라고 한다. 그러나 크기로 말하자면 고질라도 장자(莊子)에 나오는 붕새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가 없다. 붕새로 말할 것 같으면 날개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9
142 – 개돼지 2007년은 ‘황금돼지해’라고 했다.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의 불(火), 색으로는 붉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해는 6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붉은돼지해’인데, 여기에 음양오행의 계산법을 적용하면 600년 만에 맞는 ‘황금돼지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아무래도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8
141 – 부사리 요즘 소들은 코뚜레를 뚫지 않는다 뿔을 깍지 않아도 부사리들은 맥이 없다 다모토리 쟁기꾼의 후릿고삐 맛도 잊었다 무한천공을 울리며 까투리 울음 화답하던 들판을 빼앗겼다 가마솥에 쇠죽 쑤는 냄새에 하루를 들놓고 단칸방 달개집에 어여쁜 동부레기 젖 물리던 저녁 풍경 딸랑거려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7
140 – 찌러기 소는 사람과 가장 친숙한 가축인 만큼 성장 단계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암소의 뱃속에 든 새끼나 갓난 송아지는 송치라고 한다. 송아지가 뿔이 날 만한 나이가 되면 동부레기, 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는 부룩송아지, 거의 중송아지가 될 만큼 자란 큰 송아지는 어스럭송아..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6
139 – 가라말 가라말과 반대로 온몸이 흰 말은 부루말이라고 한다. 영화 <벤허>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벤허와 메살라의 전차 경주 장면일 텐데, 벤허의 전차를 끌던 말 네 마리가 부루말, 메살라의 말들은 가라말이었다. 전차 경주가 흑백(黑白)의 대결이 되게 한 것은 극적인 ..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5
138 – 뭉우리돌 뭉우리돌은 모오리돌이나 몽돌로 불리기도 한다. 한자말로는 예문에 나온 것처럼 ‘귀퉁이나 모퉁이(隅)가 없는(無) 돌(石)’이라는 뜻에서 무우석(無隅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몽돌 해수욕장이 있는데 거제의 학동과 농소, 울산의 주전, 영광의 송이도, 남해의 천하마을, 완.. 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2019.09.04